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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메틱 편십숍의 원조 '세포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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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체험형 화장품 편집숍' 개념 최초로 도입한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 시키며 온·오프 경계를 허물다
전체 매출의 77% 차지하는 '뷰티 인사이더' 로열 프로그램으로 '단골' 확보

코스메틱 편십숍의 원조 '세포라', 한국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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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한국 뷰티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고됐다. 세계 최대 명품업체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을 모회사로 둔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Sephora)'가 10월 24일 국내 진출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34개국에 2600여 매장을 보유 중인 세포라는 전 세계 1위라는 타이틀만큼 한국 '코덕(코스메틱 덕후, 화장품을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신조어)'들에게 국내진출 이전부터 큰 관심사였다.


세포라는 메이크업, 향수, 바디, 헤어 등 여러 화장품 브랜드를 모아놓고 판매하는 화장품 편집숍이다. 2016년 신세계백화점이 선보인 시코르(Chicor)나 2017년 신세계 이마트를 통해 국내에 진출한 영국 출신 부츠(Boots) 등의 원조인 셈이다. 시코르의 경우 '한국판 세포라'를 표방해 만든 브랜드이기도 하다.

세포라가 연간 전 세계 매장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약 40억 달러(약 4조7400억원)에 달한다. 특히 미국 내 세포라 매출 규모는 엄청나다. LVMH 그룹이 미국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의 45%가 세포라에서 발생할 정도다. 이처럼 뷰티업계가 인정한 업계 챔피온 세포라는 한국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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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형 화장품 편집숍' 개념을 도입한 세포라

1990년대만 해도 화장품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각 브랜드 매장에 찾아가야만 했다. 번거로운 것은 물론 브랜드별로 제품을 한 눈에 비교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런데 세포라는 한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들을 확인하고 직접 테스트하고 비교해본 후 구매할 수 있는 '체험형 화장품 편집숍'이란 개념을 도입했다. 특히 세포라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점 브랜드와 버버리, 샤넬, 마크제이콥스, 랑콤 등 명품 화장품 브랜드를 부담 없이 테스트해볼 수 있다는 점도 세포라의 강점이다.


체험형 매장이라는 새로운 개념만큼 운영방식도 독특하다. 세포라 매장 직원은 모두 화장품 분야에 전문 지식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돼있어 소비자들의 제품 테스트를 돕고 제품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직접 고객에게 화장을 해주며 화장 방법을 알려주는 뷰티스튜디오나 1:1로 상담해주는 '퍼스널 뷰티 어드바이저' 시스템도 존재한다. 그렇지만 매장 직원들은 매장 방문객들이 도움을 청하기 전까지는 말을 걸거나 다가가지 않는다. 이는 세포라 매장 운영방식의 가장 큰 특징인데, 부담 없이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이다. 제품에 대한 판매 권유도 하지 않는다.


또 일반적으로 제품 구매 시 고객에게 나눠주는 샘플이나 테스트 제품들도 매장 방문 고객들이라면 누구라도 요청할 수 있다. 심지어 향수의 경우 직원들에게 요청만 하면 매장에 마련된 테스트 제품을 향수 전용 공병에 담아 매장 밖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세포라 이용객들이 꼽는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세포라 컬러 IQ

세포라 컬러 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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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강자 '세포라'가 '디지털'을 도입하는 방법

'오프라인 강자'답게 세포라는 디지털 혁신을 오프라인 매장에 적용하기도 했다. 온라인 시장이 비대해지면서 많은 브랜드들이 모바일 등 온라인에 치중하지만 세포라는 오프라인 매장을 디지털화시켰다. 세포라는 세 가지 IQ 시스템을 도입했다. 먼저 미국의 색채 연구소 '팬톤(Pantone)'과의 협업을 통해 소비자의 피부 톤을 감지하고 톤에 가장 적합한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단말기를 설치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컬러 IQ'다. 한 번 입력된 고객의 피부 정보는 누적되기 때문에 동일 고객이 다시 매장에 방문했을 때도 단말기에 입력된 고객 정보로 대응이 가능하다. 스킨케어 IQ는 고객에게 적합한 스킨케어 제품을 프레그런스 IQ는 고객이 선호하는 향수를 추천해주는 것이다.


IQ 시스템은 모두 매장에 비치된 단말기로 이뤄지기 때문에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제품 내용을 인쇄할 수도 있다. 인쇄된 용지를 직원에게 보여주면 직원은 해당 제품을 찾아주기도 하고, 제품 샘플을 받을 수도 있다.


또 한꺼번에 테스트할 수 없는 제품들도 '세포라 비주얼 아티스트(Sephora Visual Artist)'를 통해 테스트할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촬영되는 고객의 얼굴에 색조 화장품을 덧입혀 테스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직접 피부에 테스트해보지 않아도 립스틱, 아이쉐도우, 블러셔 등 색조 화장품 대부분을 테스트할 수 있다.


이렇게 오프라인 매장에서 쌓인 고객들의 행동 유형은 온라인으로도 저장된다. 매장 직원들도 고객 스마트폰에 다운로드 된 '세포라' 앱에 방문 시 사용한 제품들을 담아주기 때문에 고객은 고객대로 편리한 서비스를 받고, 세포라에서는 고객 정보를 누적시킬 수 있어 직원들의 편리한 응대를 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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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라'만의 로열티 프로그램

세포라는 2007년부터 '뷰티 인사이더(Beauty Insider)'라는 로열티 프로그램을 제공 중인데 이 프로그램을 이용 중인 고객들의 매출은 세포라 전체 매출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누구나 무료로 가입할 수 있는데, 기본적으로 생일선물과 무료 강의가 제공된다. 미주를 기준으로 연간 350달러 이상을 세포라에서 사용한 고객은 VIB(Very Important Beauty)회원이 돼 기본 제공 서비스와 할인행사, 메이크업 서비스 등을 받을 수 있다. 연간 1000달러 이상을 구입한 고객들은 VIB 루즈(Rouge) 회원으로 분류돼 행사 초대장을 받고 메이크업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번 국내 진출을 앞두고 세포라는 국내에서도 뷰티 인사이더 서비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뷰티 패스'라는 이름으로 사전 등록을 받고 있다. 또 하나의 장점은 한 나라에서만 혜택을 받는 일반적인 뷰티 브랜드들과 달리 국내에서 만든 뷰티 패스는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홍콩, 필리핀, 중국 등의 국가에서 동일하게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세포라만의 특별함으로 유럽, 미국 등에서 큰 성공을 거둔 세포라의 한국 흥행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국내 업체들이 화장품 편집숍의 원조격인데다 코덕들의 '참새방앗간'으로 불리는 전 세계 유통 공룡 세포라의 브랜드 자체만으로도 흥행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예측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세포라의 국내 진출 시기가 이미 늦었다고 우려한다.


K-뷰티로 일컬어지는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이미 세계 시장에서 성장을 이룬 데다 올리브영, 랄라블라 등 H&B 브랜드와 시코르, 부츠 등 화장품 편집숍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세포라의 등장은 소비자들에게 새롭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5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홍콩 대형 드러그스토어 '왓슨스(Watsons)'는 GS리테일이란 대형 유통망을 통해 한국에 진출했지만 부진 끝에 철수한 전례가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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