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너 주식 지분 12%가 담보…최태원 SK 회장이 금액 1위

2016년 말 9.4%였던 것과 비교하면 2.8%포인트 늘어

[아시아경제 금보령 기자] 대기업집단 총수(오너) 일가의 계열사 지분 12%가 담보로 잡힌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달 20일 기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51개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현황을 조사해 2일 발표했다.

이들 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는 지난달 20일 종가 기준 총 9조8620억원이었다. 전체 보유지분 가치 81조175억원의 12.2% 규모다. 3년 전이었던 2016년 말 9.4%였던 것과 비교하면 2.8%포인트 늘어났다.

그룹별로는 두산 오너 일가의 주식담보 비중이 91.1%로 1위를 차지했다. 주식담보 비중이 90%를 넘는 그룹은 두산 한 곳이었다. 주식담보 비중이 50%를 넘는 그룹은 금호석유화학(84.3%), 효성(75.6%), DB(71%), 다우키움(53.9%), 현대중공업(53.5%) 등이었다.

반면 태광그룹은 담보로 제공한 주식이 없었다. 영풍(0.02%), 삼성(0.2%) 등도 1% 미만이었다.

개인으로 봤을 때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와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보유한 주식 100%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었다.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99.93%), 박용현 두산연강재단 이사장(99.26%),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98.3%), 박용만 HD현대인프라코어 회장의 부인 강신애씨(98.28%), 박태원 두산건설 부회장(98.12%) 등도 높은 수치를 보였다.

주식담보 금액이 가장 많은 오너 일가는 최태원 SK 회장이었다. 최 회장의 주식담보 금액은 1조295억원으로 나타났다. 오너 일가 가운데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담보 비중은 37%다.

이어 구광모 LG 그룹 회장 7938억원(43.14%),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7375억원(48.61%), 조현준 효성 회장 5256억원(79.96%), 조현상 효성 사장 4441억원(85.46%),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3632억원(13.39%),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3343억원(92.71%), 이재현 CJ 회장 3238억원(26.38%) 등의 순이었다.

2016년 말과 비교해 주식담보 비중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오너 일가는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이었다. 주식 담보가 없었던 신 명예회장은 올해 보유 주식의 93.36%를 담보로 제공했다.

금보령 기자 gol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