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상, 취임 기자회견서 견해 밝혀
우리 정부·체육단체 항의에도 입장 변함 없어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일본의 올림픽 담당 신임 장관이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과 패럴림픽 경기장에 욱일기를 반입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를 허용하는 것은 평화의 제전을 지향하는 '올림픽 정신'에 위배된다는 우리 정부의 항의에도 사실상 이를 강행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시모토 세이코 올림픽상(장관)은 12일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도쿄 올림픽 경기장에 '욱일기' 반입을 금지토록 요구하는 것에 대해 "욱일기가 정치적 의미에서 결코 선전(물)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NHK는 하시모토 올림픽상이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시모토 올림픽상은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동메달을 따는 등 동·하계 올림픽에 7차례나 출전한 운동선수 출신 정치인(참의원 5선)으로 지난 11일 개각에서 처음 입각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올림픽 경기장 내 욱일기 반입에 관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꺼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앞으로 박양우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내 올림픽 경기장에서 욱일기 사용의 부당성을 설명하고 사용 금지 조치를 요청했다. 대한체육회와 조율한 이 서한에는 욱일기가 19세기 말부터 일제의 아시아 침략 전쟁에 사용된 일본 군대 깃발로, 현재도 일본 극우단체들의 외국인 차별과 혐오 시위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 유럽인들에게 나치 문양인 하켄크로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것처럼, 욱일기는 당시 일본의 침략을 당했던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에역사적 상처와 고통을 상기시키는 명백한 정치적 상징물임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정부의 서한에 IOC는 외신 인터뷰를 통해 "경기장은 어떠한 정치적 주장의 장소가 돼서는 안 된다"며 "대회 기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사안별로 판단해 대응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대한장애인체육회도 12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단장회의 3차 본회의에서 욱일기 경기장 반입에 관해 공식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중국 장애인체육회도 이에 대해 공식 지지 발언을 했다
그러나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가정적인 상황에 관해 답변하기 힘들다"며 "한국과 중국이 동의한다면 추후 별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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