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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계 최초 'AI 창작권' 신설해야

최종수정 2019.09.11 16:38 기사입력 2019.09.1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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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계 최초 'AI 창작권' 신설해야


인공지능(AI)이 음악을 만드는 시대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AI로 음악을 만드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AI 스타트업인 '포자랩스'는 수천여 곡을 학습한 '뮤직쿠스(AI 작사ㆍ작곡 프로그램)'로 300개가량의 멜로디를 창작해 낸다. 3분짜리 곡 하나를 작곡하는 데 20초 정도 걸린다. AI는 이제 인간의 문화ㆍ예술 분야까지 들어와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AI가 그린 그림(에드먼드 데 벨라미)이 경매 시장에서 43만2500달러(약 4억9400만원)에 판매됐다. 그림 경매 250년 역사상 처음이다. AI가 음악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글쓰기와 심지어 드라마 속 연기까지 해내는 수준에 이르렀다.


반면 AI가 만든 창작물을 보호하는 법률은 아직까지 전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AI 창작물에 대한 보호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러 국가가 공감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은 AI 창작물 보호에 관련해 10여년간 논의했다. 일본 지식재산전략본부는 2016년 4월8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AI 창작물에 대한 보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입장은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도 동일하다. AI 창작물을 보호하려는 이유는 AI 창작 산업을 진흥하기 위한 것이다. 즉 AI 창작물에 일정한 배타적 권리를 부여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AI 산업으로 투자를 유인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 중심의 보호 법제를 가진 현행 저작권법과 특허법으로는 AI가 스스로 창작하고 발명한 것을 보호하지 못한다. 따라서 현행 법으로는 AI 창작물에 대해 아무런 보호(인센티브)를 할 수 없다는 뜻이다. 오늘날 여러 문화ㆍ예술분야에서 기계의 힘을 빌려 창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만약 AI가 만든 음악을 누군가 인간이 만든 것처럼 속여서 음악저작권 등록을 하고 저작권 수입을 챙긴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물론 저작권법은 이러한 허위 등록에 대해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이 창작물을 AI가 만든 것인지 사람이 만든 것인지 등록기관은 알 수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그렇다면 AI 창작에 대한 투자를 유도해 관련 산업을 육성하면서 앞서 언급한 부당한 허위등록을 방지할 방안이 없을까. 필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관련 산업을 진흥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AI 창작물을 보호하는 법률을 제정하기를 바란다. 이른바 'AI 창작권'을 신설하자는 것이다. 인간의 창작물을 보호하는 저작권법 체계는 AI 창작물 보호에는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과는 다른 법적 체계와 접근이 필요하다. AI 창작물에 권리를 부여하더라도 현행 저작권이나 특허권과 같이 높은 수준의 보호를 제공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수많은 창작물을 생산해내는 AI에 강력한 권리를 부여하게 되면 인간은 '침해'라는 덫에 놓이게 돼 자칫 공중의 이익이 침해당할 수 있다. 저작권은 등록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대신 AI 창작물에 대해 보호를 받고자 하는 기업에는 등록을 유도해 인간의 창작물과 구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 창작물을 이용하는 대중이 AI와 인간의 창작물을 식별할 수 있도록 '표시(마크)'를 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다만 AI 창작권은 AI를 만든 기업에 돌아가도록 설정해 관련 산업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 또 이를 통해 획득한 수익은 보다 발전한 AI를 만드는 데 다시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우리는 언제나 더 나은 것을 선택해야 하지만 늘 그렇듯 익숙하고 편안한 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창작물의 영역도 인간 중심의 생각과 제도에만 머물지 않고 이를 뛰어넘거나 차별화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손승우 중앙대 산업보안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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