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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탈석탄정책과 북한의 석탄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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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는 많은 양의 석탄이 매장돼 있고, 생산도 많이 하고 있다. 북한에서 석탄은 생명줄이나 다름없다. 석탄은 화력발전의 유일한 연료이고 수출산업의 가장 큰 외화 확보 수단이다.


소비 패턴 변화와 더불어 최근의 탈석탄 정책으로 석탄 가치가 많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남한에서 석탄은 경제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었다. 에너지가 부족하던 그 시절 석탄은 가정용 난방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서민 경제였고, 산림녹화의 근간이 된 국가 정책의 주요 수단이었다.

북한에는 석탄 중에서 산업 수요가 가장 많은 유연탄은 없지만 200억t이 넘는 무연탄과 갈탄이 매장돼 있다. 백여 개가 넘는 탄광이 조업하고 있으며, 이들 탄광에서 연간 3500만t의 석탄을 생산해 13억8000만달러를 수출한 적도 있다. 핵 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미국은 북한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석탄 수출을 가장 먼저 금지시켰다. 북한은 2000년 이후 2018년까지 대중 석탄 수출로 79억달러에 달하는 많은 외화를 확보했다. 석탄은 수출뿐만 아니라 북한 내수 경제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북한 전력 생산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화력발전의 유일한 연료이고, 석유 생산이 없는 북한에서 화학공업의 중요한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석탄은 북한 외화 수득의 가장 큰 효자 상품이면서 북한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기도 하다.


그동안 북한은 석탄 생산을 통해 많은 일자리를 주민에게 만들어줬고, 석탄 수출에서 얻은 외화는 북한 경제 발전에 큰 밑거름이 됐다. 특히 석탄은 무역과 운송, 숙박, 사금융 등 관련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했다. 북한이 석유나 천연가스를 수입할 능력을 갖추고 원자력을 평화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기 전까지는 석탄으로 난방도 해야 하고 전력도 생산해야 한다. 북한 경제가 성장할수록 한동안은 지금보다 많은 석탄 수요가 발생할 것이다. 지금은 유엔(UN) 제재로 석탄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때까지는 석탄산업이 북한 경제의 상당 부분을 책임질 수밖에 없다.


북한 석탄산업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발생한 자연재해로 깊은 침체에 빠졌지만 2000년대 초반 이후 중국 기업의 무역과 투자에 힘입어 부흥기에 접어들었다. 핵 문제가 해결되면 중국 기업은 가장 먼저 또다시 북한 탄광에 진출할 것이다. 중국 기업은 북한 석탄으로 손해도 경험했지만 큰돈도 만질 수 있었다. 중국 기업만이 그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북한 석탄은 저유황, 저질소로 세계 무연탄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석탄을 사용하는 화력발전도 기술 발전 덕택에 과거에 비해 월등한 친환경 발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북한은 석탄화력발전에 상당 기간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어차피 북한이 석탄 생산을 통해 난방과 발전을 해결하고 수출도 계속해야 한다면, 친환경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 우리 기업은 다행히 세계적 수준의 석탄화력발전에 관한 설계와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북한은 발전효율을 높여 전력 상황을 개선하고 미세먼지 발생도 저감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석탄 발전이 새로운 남북 경제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면 북한과의 경제협력이 남한 경제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이다. 남한에서는 탈석탄 정책이 중요한 어젠다이지만 북한에서는 석탄 증산이 가장 중요한 정책이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돼도 베트남과 중국의 경우처럼 북한이 전면적인 개방을 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남북 협력이 시작돼도 우리가 북한의 정책 전환을 강제할 수는 없다. 한동안은 북한 정책에 따라 투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남북 경협도 조금은 긴 호흡이 필요한 것이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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