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의회가 중국의 버스ㆍ철도차량을 연방 정부의 기금을 지원받는 교통기관들이 구매하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자국 시장을 지키는 한편 개인정보 유출 등 중국 정부의 스파이 행위에 노출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서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의회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논의중이다. 구체적으로 연방기금을 지원받는 교통기관들이 중국 업체의 철도 차량 구매를 금지하는 조항을 삽입할 계획이다.
이 법안은 이미 지난 12일 미 하원을 통과해 상원과 대통령 서명 등이 남아 있는 상태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미국 정부의 중국 정보통신업체 화웨이에 대한 제재와 함께 무역협상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 이 법안은 중국 국영회사인 중궈중처(CRRC)의 미국 시장 진입을 저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CRRC는 연간 180억달러 규모의 미국 철도차량 시장에서 성과를 거둬 왔다. CRRC의 미국 자회사는 2014~2016년 사이 보스턴과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등에서 차량 공급계약을 따냈다. 지난 5월에는 워싱턴DC의 지하철 차량 공급 입찰에 참여했다. CRRC는 시카고와 매사추세츠주에 공장을 갖추고 있다.
앞서 미 상원도 지난 6월 중국 업체 비야디(BYD)의 전기버스 구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BYD의 미국내 자회사인 'BYD 모터스'는 미국 시장에 전기버스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비야디는 2014년 이후 미국 14개 주에 340대가 넘는 전기버스를 공급했다. 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는 올해 1분기 현재 홍콩 증시에 상장한 비야디의 주식 8.25%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법안의 목적은 중국 회사의 제품들로부터 미국 산업을 지키는 한편 중국 회사 제작 버스ㆍ철도 차량들에 장착된 카메라, 위치추적장치 등을 통해 첩보나 전략적인 정보가 중국 정부 측에 흘러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할리 라우다 미 하원의원은 WSJ에 "우리에게 독자 생존가능한 철도ㆍ버스 산업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하고 대중교통시스템의 감시와 파괴로부터 우리를 보호하는 것은 국익에 부합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법안은 각각 상ㆍ하원을 모두 통과하고 대통령이 서명해야 법률로 제정된다. WSJ은 법안 조율을 위해 상ㆍ하원 의원들이 조만간 비공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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