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현석 기자]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따른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긴급 사장단 회의를 열고 ‘비상 경영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지시했다. 특히 극자외선(EUV) 노광 공정을 바탕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부문 1위에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운 삼성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UV용 펠리클 분야에서 일본 업체와 경쟁하는 에스앤에스텍 주가가 연일 강세다.
에스앤에스텍은 16일 오전 9시20분 기준 전거래일 대비 8.82%(730원) 오른 9010원에 거래됐다.
EUV용 포토리지스트(PR)는 일본 외에 대체 가능한 업체가 없다. 추가 규제 가능성이 제기된 블랭크 마스크 또한 EUV용 제품을 일본 업체가 독점하고 있다.
네덜란드 노광 장비 업체 ASML은 자체 개발하던 EUV용 펠리클 분야 자산을 일본에 넘겼다. 국내에서는 반도체 블랭크 마스크 업체 에스앤에스텍이 이 제품을 연구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한·일간 주도권 싸움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노광 공정은 패턴이 그려진 마스크에 투과시킨 빛을 다시 모아 반도체 웨이퍼 위에 반복해 찍어내는 작업이다. 마스크에 그려진 회로가 축소돼서 웨이퍼에 찍히기 때문에 마스크가 오염되면 불량률이 많이 늘어난다. 펠리클(pellicle)은 마스크 위에 씌워지는 얇은 박막으로 덮개 역할을 한다. 노광 작업 중 마스크 오염을 보호하면서 불량 패턴을 최소화하고 마스크 활용 시간을 늘린다.
국내에서는 에스앤에스텍이 한양대와 EUV 펠리클 기술 이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펠리클 개발에 뛰어들었다. 단결정 실리콘, 실리콘나이트라이드 등 신소재로 양산성과 88% 이상 투과율을 갖춘 펠리클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에 소재한 스타트 업체 인프리아(Inpria)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4년 삼성벤처투자를 통해 인프리아에 470만달러(한화 55억원)를 투자했다. 또 2017년에 진행된 2350만달러(한화 280억원) 규모 후속 투자도 삼성벤처투자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현석 기자 guspo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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