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 장갑보다 두꺼운 두개골... 다만 깨지기도 쉬워
짝짓기때 과시용인지 공격용인지 방어용인지 불분명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흔히 '박치기룡'이라 불리는 파키케팔로사우루스(Pachycephalosaurus)는 미디어나 공룡도감에서 모두 박치기 준비자세로 그리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말 박치기 선수였는지를 놓고 논란도 상당히 많은 공룡이다. 최초 화석 발견 이후 이 공룡의 특이한 두개골 상부의 '돔(Dome)'은 여러 논란을 불러왔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는 1850년대 미국에서 처음 발견됐으며, 약 7000만년 전인 백악기 전반에 걸쳐 생존했다. 같은 시대 살았던 공룡들로는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안킬로사우루스 등이 있다. 최초 두개골 화석이 발견됐을 때는 아르마딜로로 여겨졌다가 나중에 공룡 화석임이 밝혀졌으며, 이름의 뜻은 '머리가 두꺼운 도마뱀'이다. 후두부에 두께 20~30센티미터(cm)의 탱크 장갑만큼이나 두텁고 단단한 두개골이 존재해 화석 발견 최초에는 짝짓기철 수컷끼리 산양이나 사슴처럼 박치기를 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20세기 이후 추가로 화석들이 발견되고 연구가 지속되면서 이 두개골 부분이 박치기 충격시 아예 깨질 수 있는 위험성이 큰 것으로 판단되며 박치기설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덩치가 제법 있는 공룡 두 마리가 서로 달려와 머리를 부딪힐 경우, 교통사고로 차가 파손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두 공룡의 두개골 전체가 깨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파키케팔로사우루스는 몸길이가 약 4.5미터(m), 무게는 450킬로그램(kg) 정도로 소형 자동차만한 공룡이며 시속 50킬로미터(km) 이상 속도로 달릴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재는 기존의 상호 후두부를 뿔처럼 부딪히는 박치기 가능성보다는 단단한 두개골을 이용해 상대의 몸통을 들이박는 공격성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 발견된 화석에서 후두부를 둘러싸고 날카로운 돌기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치기가 공격용이나 혹은 방어용 호신술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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