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국발 무역전쟁 등으로 글로벌 경기둔화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채권시장에 대거 몰리며 지난달 미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유입액을 기록했다. 글로벌 채권 ETF의 총 자산규모도 1조달러 규모를 넘어섰다.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6월 미 채권 ETF 유입액은 254억달러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유입액이다. 이전 최고치는 2014년10월의 174억달러였다. 당시 대비로도 45% 높은 수준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채권시장에 몰린 여파로 해석된다. 지난 달 미국발 무역전쟁 우려가 높아지면서 경기침체를 우려한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통화완화적 행보를 나타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인내심'이라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고, 유럽중앙은행(ECB)는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시행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는 즉각 채권 EFT 거래량 증가로 이어졌다.
FT는 "이달 말 FOMC에서 기준금리가 25bp(1bp=0.01%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이 76%로 높아졌다"며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투자자들이 ETF로 눈길을 돌렸다"고 전했다.
글로벌 채권EFT 자산 규모는 전월 337억달러가 순유입되며 1조달러대를 돌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한 글로벌 채권 ETF잔액 1조500억달러를 기록했다. WSJ는 "20년 전만해도 존재하지도 않았던 채권ETF가 1조달러를 넘어섰다"며 "뮤추얼 펀드와 비슷하면서도 세금우대 효과가 있어 투자자들이 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록은 향후 5년간 채권ETF 규모가 두 배 이상인 2조달러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록의 스테판 라이플리는 "기관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관리하고자 하기 때문에 5년 내 2조달러 규모로 늘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채권 EFT가 채권 가격왜곡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 현재 채권시장에서 채권 EFT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미친다.
특히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국채 ETF의 인기가 뚜렷하다고 FT는 전했다. 아이셰어즈 7~10년 만기 미 국채 EFT는 올 들어 55억달러를 유치했다. 개인 채권 EFT 중 최대 규모다. 이어 아이셰어즈 20년물 ETF와 뱅가드 토탈 인터내셔널 EFT는 각각 45억달러를 기록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6월 기준으로 톱5를 기록한 채권 ETF는 모두 미 국채에 투자하는 종류로 확인됐다.
데이비드 나디그 ETF닷컴 매니징디렉터는 6월 기록에 대해 "거대하다"고 말했다. 그는 "4분기 처럼 우리가 철수하려 할 때마다 같은 일이 벌어진다"며 "액티브펀드에서 자금이 나와 ETF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언급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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