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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이프]日本이 소유한 유일한 경복궁 중건기록 '영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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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년 만에 베일 벗은 경복궁 중건 역사,
국내 최초 번역서 발간,
'광화문 현판의 오류' 밝혀

[서울라이프]日本이 소유한 유일한 경복궁 중건기록 '영건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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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광화문 현판의 오류는 참일까, 거짓일까.


복원 때마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광화문 현판이 원래 검은색 바탕에 금색 글자를 뜻하는 '묵질금자(墨質金字)'라는 사실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조선 고종 대에 있었던 경복궁 중건 과정을 소상하게 담은 '경복궁 영건일기(營建日記)'를 통해서입니다. 현재 광화문 현판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자로 적혀있습니다.

서울시 서울역사편찬원은 경복궁 중건의 유일한 자료로 알려진 영건일기를 국내 처음으로 국문으로 번역, 발간했다고 13일 밝혔습니다.


영건일기는 하급 관리인 한성부 주부이자 중건 실무자였던 원세철이 남긴 기록입니다. 고종 재위 중이던 1865년 4월부터 1868년 7월까지 약 3년에 걸친 중건 과정을 담았습니다. 그런데 원본은 안타깝게도 일본에 있습니다. 20세기 초 일본의 저명한 역사학자인 요시다 도고(吉田東伍)의 손을 거쳐 와세다대학교가 소장 중입니다. 역사학자들은 요시다가 조선의 판매상을 통해 이 책을 구매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편찬원은 지난해 도쿄 가쿠게이대 기미지마 가즈히코 명예교수의 도움으로 이 책의 존재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지난해 6월 번역에 착수해 올해 2월 초안을 완성했습니다.

편찬원은 "지금까지 경복궁 복원과 연구에 활용한 그 어떤 도면과 문헌 자료도 영건일기만큼 구체적이고 정확하지 않았다"고 설명합니다. 편찬원에 따르면 영건일기 번역으로 궁궐의 현판 정보, 경복궁 내 물길의 체계, 전각의 역할과 건립과정 등이 차례대로 확인됐습니다. 경복궁 안에 있던 6개의 수문, 4개의 물길, 두 갈래의 배수로가 새롭게 확인된 것도 큰 수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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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침전이나 신하 접견소로 알려진 경복궁 연길당과 응지당이 강녕전의 동서 퇴선간으로, 음식을 데워 수라상을 들이던 중간부엌이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확인됐습니다. 강녕전ㆍ연생전ㆍ경성전을 원래 하나의 전각으로 건립하려다가 분리한 사실도 알아냈습니다.


경복궁 중건 때 매입하거나 기부받은 주변 저택, 군사 300명을 동원해 삼청동에서 돌을 옮긴 일 등 다양한 사연도 담겼습니다. 옥천암에서 광화문 홍예의 주춧돌을 옮길 때는 25마리 소가 끄는 수레가 동원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이 수레가 헤경교를 지나다 결국 다리가 무너졌고 인부들이 크게 다쳤다고 합니다.


관악산의 화기를 누르기 위해 산 정상에서 나무를 베어 숯을 만든 뒤 경회루 북쪽 제방에 묻었다는 흥미로운 얘기도 나옵니다. 또 경복궁 근정전 사면에 조운선 인부들이 가져온 배 깃발을 꽂아 불기운을 제어했다고 합니다.


이 중 복원 때마다 논란이 일었던 관련 정보의 가치는 가장 커 보입니다. 편찬원은 영건일기에 고종 때 경복궁 전각을 어떤 재료와 색상으로 제작했는지 기록됐다고 전했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광화문, 건춘문, 영추문의 오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펀찬원은 이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오는 17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학술대회를 엽니다. '경복궁 중건의 역사, 첫 장을 열다'는 주제의 학술행사에선 홍순민 명지대 교수, 유승희 충북대 강사, 조재모 경북대 교수, 김윤주 서울시립대 연구원 등이 발표합니다.


경복궁 영건일기 번역본은 현재 서울 주요 공공도서관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편찬원 홈페이지에서 전자책 서비스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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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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