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만에 주세 개편…맥주·막걸리 먼저 실시
생맥주 세금 ℓ당 445원 증가…캔맥주는 415원 낮아져
車개소세 인하 6개월 연장키로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가 맥주와 막걸리에 부과되는 세금체계를 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50년만에 이뤄진 주세 개편에서 '서민증세' 논란을 부른 소주는 결국 제외했다. 캔맥주에 붙는 세금은 낮아지는 반면, 생맥주에 매겨지는 세금은 늘어나면서 맥주 소비에도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자동차 개별소비세율 인하 조치는 올 연말까지 6개월 연장된다.
정부는 5일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당정협의를 갖고 이런 내용을 포함한 주세 개편안과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조치를 논의ㆍ확정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전환 여건이 성숙된 맥주, 탁주 두 주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종량세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의 주류 시장?산업 구조에 급격한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는주류 업계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여전환 여건이 성숙된 맥주, 탁주 두 주종에 대해 우선적으로 종량세로 전환하기로 하였습니다.
당정이 확정한 주세 개편안은 맥주와 막걸리만 기존 종가세(가격중심)에서 종량세(양 기준)로 전환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지난 3일 조세재정연구원에서 권고한 세가지 방식 가운데 하나다.
정부는 2017년과 2018년 출고량과 세액을 바탕으로 맥주의 기준세율을 ℓ당 830.3원으로 정했으며 막걸리를 포함한 탁주의 경우 ℓ당 41.7원으로 결정했다.
양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되면서 캔ㆍ병ㆍ페트ㆍ케그(생맥주) 등 용기별로 세부담이 달라진다. 국내에서 맥주를 생산하는 3사(OB맥주ㆍ하이트진로ㆍ롯데주류) 기준 캔맥주에 부과되는 주세는 ℓ당 830원으로 현재보다 291원 저렴해진다. 반면 병맥주는 ℓ당 16원, 페트는 27원 오른다. 특히 출고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맥주에 붙는 주세는 현재보다 59.9%(311원) 오르게 된다.주세 외에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하면 캔맥주에 붙는 세금은 현재보다 415원이 내리고 생맥주에는 445원 오른다.
정부는 세금 상승이 가격전가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생맥주에 한해 시행 후 2년간 세율을 20% 경감해주는 방안도 마련했다. ℓ당 664.2원의 주세가 부과돼 교육세와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총세부담은 ℓ당 1260원에서 1022원으로 낮아지게 된다. 김병규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캔맥주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만큼 생맥주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면서 "생맥주 생산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제맥주와 일부 맥주업체의 현황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종량세가 물가상승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점을 감안해 세율을 물가와 연동하는 제도도 적용한다. 2021년부터 통계청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매년 적용하게 된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수제맥주와 전통주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내다봤다. 프리미엄 수입맥주 가격이 낮아지는 효과도 기대했다. 김병규 실장은 "고품질 주류 생산을 확대하는 등 국내 주류산업 육성이 가장 큰 이유"라면서 "다양하고 고급화된 수제맥주 개발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정은 또 내수확대와 자동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조치를 연말까지 6개월 연장키로 결정했다. 정부는 주세 개편과 개소세 인하 조치로 약 1300억원의 세수 감소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주세개편안을 다음달 발표되는 2020년도 세법개정안에 담아 내년부터 실시하고 개소세법은 이달 중 시행령을 개정해 7월 1일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세종=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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