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금융에세이]자동차가 사고 싶어졌을 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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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2013년 12월, 자동차가 사고 싶어졌다. 매달 급여가 나오는 대로 절반 정도를 적금에 넣고 생활비를 썼는데도 군대에서 돈 쓸 일이 별로 없어서 인지 월급 통장에 잔고가 쌓여갔다. 그해 연말이 되니 통장에 800만원 넘는 돈이 모였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일까. 사실 차를 사고 싶다는 생각은 1년 전부터 했다. 2012년 12월에도 차를 갖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엔 돈이 없었다. 1년 간 고민만 하다 어느 정도 현금이 생기니 중고차 애플리케이션에서 차를 뒤져보는 일이 일상이 됐다. 더구나 부서를 옮겨 도보로 15분 정도 걸리던 출근길이 30분가량 걸려 출퇴근에만 1시간을 써야 했다. 차를 살 명분이 충분했던 것이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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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차로 어떤 차를 살까. 꿈의 ‘슈퍼카’ ‘고급세단’ 요즘 길에 많이 보이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형차, 준중형차, 그리고 경차. 슈퍼카나 고급세단을 타고 다니면 정말 좋겠지만 그러면 군생활이고 뭐고 ‘파산을 선언해야 할 판’이라 접었다. SUV, 중형차도 예산을 고려했을 땐 포기해야 마땅했다. 빚을 지고는 차를 사고 싶지 않았다. 결론은 경차였다. 경차는 유지비가 적게 들고, 자동차세를 1년에 한 번만 낸다. 고속도로 톨게이트비와 전국 공영주차장 50% 할인이 되는 점도 좋았다. 유류비와 소모품비, 또 차가 고장 났을 때 부품 수리비도 저렴하다.

차가 사고 싶어졌을 땐 필자처럼 딱 1년 뒤에 사자. 출퇴근만 2~3시간인 대학생·직장인이거나 애인과 드라이브를 즐기고 싶은 20~30대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차를 사게 되면 돈 나갈 일이 자꾸 생긴다. 차를 주차장에 모셔 놔도 돈이 줄줄 샌다. 이를 ‘차량유지비’라고 한다.


1년에 한 번씩 가입해야 하는 자동차 보험(어린 나이에 가입할수록 비싸다), 한 달에 수십만원씩 드는 유류비, 1년에 2번(경차는 1번) 내는 자동차세, 수리비 및 소모품비, 어쩌다 한 번씩 내는 과태료(신호위반, 속도위반 등) 등 돈들 일 태산이다. 주기적으로 하는 세차와 타이어 교체하는 데도 만만찮은 돈이 지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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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푸어(car poor)라는 말이 있다. 자신의 소득으로는 감당키 어려운 비싼 차를 샀다가 경제적으로 궁핍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연봉에 맞지 않게, 예전 말로는 ‘분수에 맞지 않게’ 비싼 차를 샀다가 카푸어로 전락하는 이들을 주변에서도 많이 본다. 대학가 원룸촌 주차장에 외제차가 즐비하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들린다. 이들이 차를 사서 가난하게 되는 것일까. 아니다. 이들은 차를 사기 전에도 가난했다. 카푸어들은 한 달 수입의 절반 이상을 할부와 유지비로 쓴다. 제대로 된 생활이 될 리 없다. 허리띠를 아무리 졸라매도 궁핍함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돈을 모으고 싶은 젊은 직장인이라면 합리적인 판단으로 생활수준에 맞는 차를 구입하는 게 좋겠다.


※용어설명
☞ 카푸어 : 자동차(car)와 ‘가난한’을 뜻하는 영어 단어 ‘poor’를 합친 말로 자신의 소득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비싼 차를 샀다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일컫는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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