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자율 인하 압박…대부업계 혹독한 겨울
국회서 법안 잇단 발의
연체율 늘며 업황 악화 호소
신규 대부업체 88% 3년 내 폐업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대부업체 88%는 3년 안에 문을 닫고, 대부업체 이용자 중 87%는 대출을 받지 못한다.” vs “신용이 안 되는 사람은 돈을 빌려써야 하는 게 아니라 복지 수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대부업계가 올해 유난히 추운 겨울을 맞고 있다. 문을 닫는 대부업체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은 여야 가릴 것 없이 법정 최고이자 한도를 낮추는데 힘을 모으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이자율 상한을 연 15% 이하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하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 2월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자율을 연 27.9% 이하에서 24% 이하로 낮춘 이후 야당에서 내놓은 파격적인 이자율 인하 법안이다. 대부업법 상으론 아직까지 이자율 상한을 27.9% 이하의 범위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아예 27.9%를 15%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자율 인하 움직임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2016년 12월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자율 상한을 20% 이하로 낮추는 대부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난해 7월 김한표 한국당 의원도 유사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두 법안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이미 24%로 낮아진 뒤 연체율이 올라가는 등 업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국회의원들이 서민금융을 위한 다른 정책은 제쳐두고 여론의 지지를 쉽게 받을 수 있는 이자율 낮추기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자율의 급격한 인하는 대부업계와 금융소비자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한국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상위 19개 대부업체 이용자의 연체율은 2015년 말 7.1%에서 지난 9월 기준 10.7%로 높아졌다.
문을 닫는 대부업체도 속출하고 있다. 대부협회에 따르면 신규 대부업체의 3년 내 폐업률이 88%에 이른다. 대부협회에 가입한 대부업체가 신규 등록 3년 후 갱신교육을 이수한 비율이 평균 12%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사업을 접었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등록 대부업체 수가 크게 줄긴 했다. 대부업체 수는 지난해 말 기준 8084개로 2007년 1만8197개에서 1만개 넘게 사라졌다. 업계는 상당수가 불법 사금융으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내년부턴 이자율 상한에 대한 일몰제가 폐지된다. 일몰제는 이자율 조항에 유효기간을 정해두고, 매년 이자율 변경을 논의하거나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제도를 말한다. 이렇게 한시법이던 대부업법이 상시법으로 바뀌면서 이자율 조항이 더 힘을 받게 된 셈이다. 또 현재 연체이자율은 최고금리와 같은 24%인데 이를 3%로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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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는 “이자율이 낮아져 서민들만 대출 받기 어려워졌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나이스평가정보가 보유한 69개 업체의 대출 승인율을 근거로 든다. 2014년 24.5%였던 게 2015년 21.2%, 2016년 16.8%로 떨어지더니 지난 9월 기준 13.1%로 급락했다. 대부업체를 찾은 100명 중 13명만 돈을 빌려갔다는 얘기다.
반면 업계의 우는 소리가 그저 ‘배부른 아이의 투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국회에서 대부업 이자율 인하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상환능력이 안 되는 사람이 대부업에서 돈을 못 빌리는 건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이들은 돈을 빌려 써야 하는 게 아니라 복지 수혜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제 의원은 이어 “불법 사금융은 대부업 쓴 사람들이 추심에 시달리다 못해 돈을 갚기 위해 찾아가는 경우가 10명 중 9명”이라며 “즉 대부업 대출을 돌려막기 하느라 불법 사금융으로 가는 것이다. 대부업 대출의 접근성을 차단해야 사금융 이용도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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