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외부감사인 지정제' 공익법인까지 확대 검토
내년 세법개정안에 담아 논의키로
대기업 공익법인 미칠 영향에 촉각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정부가 기업 등 영리법인에 적용키로 한 외부감사인 지정 범위를 공익법인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공익법인은 3만개를 웃돌며, 이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 분류 기준으로 총수가 있는 44개 기업집단 가운데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증세법)에 따른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은 152곳이다. 공익법인이 외부감사인 지정 대상이 될 경우 대기업 소속 공익법인 운영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3일 "영리법인의 경우 오는 2020년부터 외부감사인 지정제도가 시행되는데 '공익법인도 적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해 내년 세법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가 공익법인 회계감사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것은 외부 감사 대상 법인 회계감사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현재 상증법상 외부감사 대상 공익법인은 총자산 100억원 이상에 한한다. 이들 공익법인이 외부 회계법인을 별도로 지정해도 고용-피고용 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사청문회 당시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에서 공익법인 외부감사제도 적용에 대해 "공익법인의 외부감사인을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면서 "감사인이 피감사인으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동안 일부해서는 공익법인이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악용된다고 비판해 왔다. 공정위는 지난 6월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 운영실태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회공헌 사업을 통해 공익증진에 기여하는 바는 있지만, 편법적인 지배력 확대나 승계 등의 수단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관련법안이 제출된 이번 정기국회에서 외부감사인 지정제도를 논의한 바 있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월 '공익법인에 대한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상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총자산 100억원 이상 공익법인은 3개 사업연도에 감사인을 자율적으로 선정하고 2개 사업연도에는 기획재정부장관이 감사인을 지정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한다. 국회도 법안 검토보고서에서 "상장법인에도 주기적인 감사인 지정제도가 도입되는 만큼 공익법인도 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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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법개정안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국회는 이 같은 정부 사정을 감안해 국회 본회의에 제출한 상증세법 대안에 부대의견을 통해 "기재부는 공익법인 운영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공익법인 감사기준, 감사보고서에 대한 감리, 감사인 제재 등 외부감사의 제도적 기반구축과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도 도입 방안을 2019년에 마련하라"고 적시한 바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익법인에 새 회계기준이 적용되는 만큼 감사제도도 바꿀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 "하지만 당장 누가 외부감사인을 지정할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한 만큼 연구용역 등 절차를 밟아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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