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기어도 없이 시합하던 중 뇌진탕
체육관광부 장관 "출전 연령 법제화"…협회선 "국제 경기 경쟁력 차질"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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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방콕 전창관 객원기자] 태국 무에타이 소년 선수(13세)가 시합에 나섰다가 뇌출혈로 사망해 아동인권 보호 논란을 크게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소년은 헤드기어도 착용하지 않은 채 경기에 참여했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지난 달 방콕 인근 사뭇쁘라깐 주에서 열린 '범국민 마약근절운동 회장(회장 쁘라윗 부총리)배 쟁탈 무에타이 대회'에 참가한 아누차 타사꼬(13) 선수는 니띠껀 서라디(14세)선수가 날린 펀치를 머리에 맞고 뇌진탕을 일으켜 젊음의 꽃을 피우지도 못한 채 세상을 등졌다. 그는 동북부 깔라신주(州) 빈농의 결손가정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불우한 생활을 하며 8세부터 태국식 킥복싱인 무에타이 선수생활을 시작했고 13세에 이미 170 회에 달하는 공식경기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이 태국판 챔프 소년의 죽음을 계기로 농촌 빈민소년들을 가난으로부터 탈출케 한다는 명목하에 지나치게 어린 소년들을 격투기에 출전케 하는 것이 아동인권 보호에 크게 어긋나는 처사라는 여론도 비등해지고 있다. 출전 연령 하한선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에타이 관계자들은 "아이들이 빈곤을 벗어나기 위해 유소년 시절부터 무에타이를 익혀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키우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위라삭 코수랏 태국 체육관광부 장관은 "향후 12세 미만은 출전을 금지시키고 12세에서 15세 사이의 선수는 부모의 동의하에서만 출전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태국 무에타이 협회 사맛 폽티라탐 회장과 태국 최초의 올림픽 복싱 은메달리스트인 카오폰은 "심판이 자기재량과 경기운용의 묘를 살려 경기중 위험한 상황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으며 아동시절에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운동근육 신경 발달 등에 차질이 생겨 국제적인 경기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며 연령 하한선의 법률 제정에 반발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4세의 유아에게 무에타이 훈련을 시키기도 하며 10세 이하의 소년들이 선수 생활을 하기도 한다. 또 12세 이상부터는 각 지방별로 벌어지는 실전 경기에 나서고 있다. 대다수가 빈민가 출신 어린이들로 빈곤을 탈출하는 수단으로 무에타이 선수 생활을 선택한다. 이들이 출전해서 받는 시합당 개런티는 불과 500 바트(약 1만 7000원)에서 1500 바트(약 5만원) 사이에 불과하나 일종의 도박처럼 판돈까지 개입돼 있어 태국 전체에 등록된 15세 미만의 선수 등록자가 무려 10만명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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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의사 찌라펀은 "이 세상에 안전한 복싱경기라는 것은 존재치 않으며 성인복서도 뇌손상으로 노년에 파킨슨병 등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으며, 뇌가 미성숙상태인 유소년기부터 머리에 손상을 입을 경우 그 위험성은 훨씬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한편 유니세프 타일랜드를 비롯한 세계 아동인권단체에서는 이 어린 소년 복서의 비참한 죽음에 애도의 뜻을 표하며 무에타이가 스포츠 레져임과 동시에 운동선수 직업 군으로 운영되는 것에는 공감하나, 경기 중에 어린 아동이 사망이나 상해를 입는 것에 대한 제도적 보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콕 전창관 객원기자 soundsto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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