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류청론] 감형 악용논란에도 심신미약이 유지돼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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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살인,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 사고 등 인명 피해가 큰 범죄가 늘어나고 있고 그때마다 범죄자들이 정신질환, 만취로 인한 인사불성과 같은 이른바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선처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공분을 사고 있다.


심신미약과 관련해 형법 제10조(심신장애인)는 '심신장애로 인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없는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하고, 심신장애로 인해 변별할 능력이 미약한 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형사법정에서 단순히 처벌을 받지 않기 위해 위와 같이 심신미약 조항을 악용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는 있다.

우선 심신미약자를 처벌하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반대로 가중 처벌하는 경우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법을 잘 모르는 사람도 '전과자' '상습범' '누범'인 사람, '죄를 뉘우치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는 사람'은 처음 범죄를 저지르고 반성하는 사람보다 가중해 엄하게 처벌하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을 무겁게 처벌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 사회 규범상 허용되지 않고 '죄'가 된다는 점을 타인보다 더 잘 알고, 사회적으로도 비난의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반대의 경우를 고려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만약 사회 규범상 허용되지 않고 죄가 된다는 것을 전혀 분별할 수 없거나 알 수 없는 상황(단순히 법 지식이 없는 상태는 제외)에서 범죄를 저질렀거나,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회적으로 비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때는 가중 처벌과 비난의 대상이 되는 사람과는 달리 봐야 공평하다고 할 것이다.

더욱이 현재 형사 사법 체계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보복보다는 교화를 통한 재범의 방지, 범죄의 예방에 초점을 두고 있고 이런 방향이 인권을 보호하고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사회적인 합의하에 만들어졌으므로 심신미약자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


특히 조현병과 같은 정신질환자는 마치 어린아이들이 자기가 한 말과 행동이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행하는 말과 행동이 범죄 행위에 해당한다는 것을 구별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환자들을 일반 범죄자와 동일하게 취급해 처벌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또한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처벌이 이뤄지는 순간의 만족에 불과할 것이다. 오히려 정신질환자들이 범죄를 일으키기 전에 보호관찰과 조기 치료를 통해 사회구성원으로 복귀하도록 하고, 범죄를 일으키더라도 처벌이 아닌 격리와 치료를 통해 정신질환에서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범죄 예방과 사회 질서 유지에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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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음주, 마약 등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의 경우에는 범죄자가 음주, 약물 복용 이전에 그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으므로 달리 봐야 할 것이다. 형법 제10조 제3항은 '위험을 예견하고 자의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을 면하거나 감경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심신장애를 악용하는 자를 법원에서 현명하게 가려낼 안전장치가 있는 만큼, 범죄 예방과 인권 보호를 중시하는 현 사법 체계에서 심신미약자에 대한 보호 규정은 가중 처벌 규정만큼이나 그 가치가 있다고 할 것이다.



정이원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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