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제사를 지냈습니다”…‘전동킥보드’ 사고로 아내 잃은 남편, 법 개정 호소
“제 아내는 충돌 후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의사 “정말 전동킥보드와 충돌한 거 맞습니까”
남편 “전동킥보드, 그야말로 자동차입니다”…법 개정 호소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전동킥보드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크고 작은 사고가 일어나는 가운데 행인이 킥보드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아내를 잃은 남편은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끔찍했던 당시 상황 설명과 관련 법 규정 개선을 촉구했다. 전동킥보드 사고로 숨지는 일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 고양경찰서는 교통사고 처리특례법상 위반 혐의로 운전자 A(42)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17일 오후 7시30분께 고양 일산서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전동킥보드를 몰고 가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B(40대·여) 씨를 치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B 씨는 당시 사고로 바닥에 머리를 부딪치는 2차 사고를 당했다. 이후 뇌사상태로 20일 넘게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7일 끝내 사망했다.
숨진 B씨 남편 C 씨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전동킥보드로 인해 제 인생의 절반을 잃었습니다”라며 전동킥보드 법규 개정을 촉구했다.
C 씨는 청원에서 “어제 제 아내의 제사를 지냈습니다.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는 20일 동안 혹시라도 깨어날까 바라보고 기도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다가 죽기 전 눈물 한 방울 흘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너무 안타깝고 가슴이 아픕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 아내는 올해 40세로 올바른 식습관과 운동으로 평소 누구보다 건강했습니다.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의 첫마디가……. ‘제가 잘못 들은 게 아닌데 정말 전동킥보드와 충돌한 거 맞습니까?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다칠 수가 있죠?’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아내 B 씨 피해 상황에 대해서는 “제 아내는 충돌 후 두개골이 앞이마부터 뒤통수까지 깨졌고 깨진 부위를 따라 뇌에 스크래치 및 출혈로 부어올라 3일 만에 뇌사 판정받았습니다. 빠르면 3일 보통 2주를 버티기 힘들다는데 3주나 버티다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설명했다.
C 씨는 전동킥보드 법 규정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동킥보드가 어떻게 무면허·무보험일 수 있습니까?”라면서 “시속 20~60km 달릴 수 있는 그야말로 자동차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동킥보드는) 1인승 전기자동차와 별 차이 없습니다. 일반자동차도 시내 주행에서 최대 시속 80km가 넘지 않습니다.”라며 “자동차는 면허가 있어야 구입 가능하고 보험이 있어야 운행가능하지 않습니까?”라고 재차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체에서 위험성에 관한 기사를 몇 번 본적이 있지만 딴 세상 이야기처럼 흘려들은 것이 저에게 현실로 나타나자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도 안 되고 괴롭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전동킥보드로 발생하는 사고는 1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차량과 사람과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사고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공식적으로 집계를 시작한 지난해 1년간 발생한 개인형 이동수단 관련 사고는 117건이었다.
이 중 58건(49.6%)이 차와 부딪힌 사고였고, 나머지는 사람과 부딪히거나(33건·28.2%), 운전자의 단독 사고(26건·22.2%)였다. 이 사고로 총 4명이 사망했고, 124명이 다쳤다.
전동킥보드처럼 동력을 이용한 개인형 이동수단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소형 모터사이클 같은 ‘원동기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차도에서만 타야 한다.
원동기장치자전거란 ‘자동차관리법’제3조에 따른 이륜자동차 가운데 배기량 125cc 이하의 이륜자동차 또는 배기량 50cc 미만의 원동기를 단 차를 말한다. 이 중 전기자전거는 제외다.
하지만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리는 차도에서 전동킥보드를 타는 것은 너무 위험하지만, 인도 또는 자전거 도로에서 타면 불법인 상황이다.
인도에서 이를 이용하다가 적발되면 3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사실상 전동킥보드를 실생활에서 쓰는 데에 복잡한 제약이 많은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는 전동킥보드의 안전사고를 막고자 대책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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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7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현장밀착형 규제혁신 방안(Ⅲ)’을 발표하며 “기존 법령상 주행이 불가능한 퍼스널 모빌리티인 전동 킥보드, 전동차 등의 안전·제품·주행 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등은 관련 TF를 구성해 내년 6월 퍼스널 모빌리티에 대한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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