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독립운동가 유족이 찾아낸 '가짜 독립운동가 3대'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정수 등 가짜 독립운동가 5명 유족이 4억5000만원 부당 수령...전액 국고 환수해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진짜' 독립운동가 유족이 20여년간의 추적과 호소 끝에 3대에 걸쳐 가짜 독립운동가 행세를 한 가문의 행적을 밝혀내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가짜 독립운동가 유족들이 1960년대 이후 지금까지 총 4억5000만원의 보훈급여를 부당하게 수령했지만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가보훈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가보훈처는 1968년부터 최근까지 47년간 김정수 등 5명의 '가짜' 독립유공자 유족들에게 총 4억5000여만원의 보훈 급여를 지급했다.
이중 김정수(1909~1980년)는 일제강점기 당시 만주 지역의 대표적인 항일조직인 참의부에서 활동한 공로로 1968년 건국훈장 애국장(현 독립장, 3등급)을 받은 후 후손들이 2015년까지 매월 연금을 받았다. 김정수의 유족(딸)이 2015년 마지막 보훈급여를 받았을 당시 받은 금액은 월 188만2000원이나 됐다.
뿐만 아니라 김정수의 할아버지 김낙용(건국훈장 독립장·1860~1919년), 큰아버지 김병식(건국훈장 애족장·1880년~미상), 아버지 김관보(건국훈장 독립장·1882~1924년), 사촌동생 김진성(건국훈장 독립장·1913~1961년) 등도 각각 독립운동을 이유로 보훈 연금을 챙겼다. 이들이 받은 금액들은 총 4억5000만원이지만, 환산할 경우 김정수의 유족 몫만 10억6000만원이 넘는 등 현재 가치로 수십억원에 달한다. 그동안 물가가 25배 이상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일가의 독립운동 행적은 가짜였다. 중국에서 활동한 독립운동가 '진짜' 김진성(1914~1961년) 선생의 아들인 김세걸(71)씨가 이같은 허위 공적을 밝혀냈다.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거주했던 김세걸씨는 1980년대 후반 부친과 똑같은 이름으로 가짜 독립유공자 김진성의 유족이 독립유공자 자녀 행세를 하며 15년 간 보훈연금을 수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이후 김씨는 1997년 조국으로 귀화한 후 20여년 동안 보훈처에 서훈 취소를 요구해왔다. 그러나 보훈처는 ‘검토 중’ 또는 '당사자 해명을 들어봐야 하니 기다려달라’는 허망한 답변만 반복해왔다.
하지만 보훈처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피우진 처장이 임명되고 나서야 오류 시정에 나섰다. 보훈처는 주민등록 지문, 필적감정을 비롯한 각종 증빙자료 확인을 통해 올해 광복절에 이들 가짜 독립유공자 5인의 서훈을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이들 중 김정수와 큰아버지 김병식의 유족들은 각각 2015년, 2017년 재심으로 연금이 중단되기까지 거의 반세기 동안 보훈급여를 부정하게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가짜 독립운동가 김정수는 아직도 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버젓이 묻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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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진 의원은 “가짜 독립유공자 후손 행세를 하며 받아간 수십억 원 상당의 보훈연금을 전액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며 “과거 독립유공자 심사와 선정 과정에 많은 부정과 비리가 있다는 제보를 많이 들었다. 보훈처가 의지를 갖고 독립운동 공훈에 대해 재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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