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완전 양아치구만!" 분노의 행안위…"의사봉 힘차게" 훈훈한 정무위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후반기 국회가 본격적으로 열렸다. 의정활동의 '꽃'이라 불리는 상임위원회가 저마다 엔진을 켠 가운데 벌써부터 말싸움이 벌어지는가 하면 덕담이 오가는 훈훈한 현장도 펼쳐졌다.
7월 임시국회가 열리자마자 민갑룡 경찰청장 당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준비로 쉴 틈이 없었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23일 무사히 청문회를 마치고 이튿날인 24일 '적격' 의견을 담은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난데없이 험한 말이 오갔다. 여야가 사전 교감을 통해 보고서를 채택하기로 한 당일 갑자기 야당이 애매한 태도를 보이자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3선)이 끼어든 탓이다.
강 의원이 자신의 의사진행발언 차례에 "이런 문제(경과보고서 채택)는 낙마면 낙마, 통과면 통과 정확히 당론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발언하던 중 갑자기 마이크가 꺼진 상태로 조 의원이 "남의 당이 당론을 정하든 말든 왜 (간섭해) 얘기하냐"며 딴지를 걸었다.
강 의원은 곧바로 "의사진행발언을 얻어 이야기하라"며 "예의없이 끼어들지 말라"고 호통을 쳤다. 이미 수년 전 상임위에서 한바탕 입씨름을 한 전력이 있는 터라 그는 "또 옛날처럼 깽판을 놓을 거냐. 정말 머리가 아파 죽겠다. 그 때도 나한테 이렇게 당했지!"라고 역정을 참지 못했다.
조 의원도 지지 않고 "말을 높여서 하라"며 "남의 당에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이 예의에 벗어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분노가 폭발한 강 의원은 "완전히 양아치 수준이구만" 이라고 험한 말을 내뱉었고 보다못한 인재근 행정안전위원장이 "그만 그만"이라고 말려 겨우 진정됐다.
결과적으로 민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예정대로 채택됐고 25일 정식 임명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벌어진 불필요한 말싸움은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국회 의사발언은 모두 속기록에 기록된다.
이와는 정반대로 여야 간 덕담이 오간 훈훈한 회의장도 있었다. 신임 위원장에 선출된 민병두 민주당 의원(3선)이 이끄는 첫 정무위원회 전체회의다. 전반기 자유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았던 정무위는 이번 후반기에서 여당인 민주당이 맡게 됐다. 전반기에 비해 여야 위원도 대거 교체된 탓에 첫 상견례 자리는 다소 어색함이 감돌았다.
민 정무위원장도 처음 쥔 의사봉이 어색했던지 약하게 두드리자 한 야당 의원이 손을 들고 "위원장님, 거 의사봉 좀 세게 두드리소"라고 농담을 건넸고 회의장엔 웃음이 터졌다. 긴장이 풀어진 민 정무위원장은 '탕 탕 탕' 힘차게 의사봉을 쳤다.
정무위에서만 6년을 내리 활동한 민 정무위원장은 소관부처 이슈에 빠삭하다. 그는 "정무위에 회부된 법안들은 하나하나가 민생 현안과 직결된다"며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들이 가장 빛나는 입법이 되도록, 이를 통해 의원들을 '빛나는 입법가'로 만들겠다"고 취임사를 밝혔다. 실제 정무위에는 여당이 강조하고 있는 '규제혁신 5법' 등 주요 법안 다수가 회부돼 있다. 민 정무위원장은 "매주 1회 법안심사소위 개최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한 뒤 "효율적, 생산적으로 운영해 모범 상임위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야 간사는 서로 몸을 낮췄다. 여당 간사를 맡은 정재호 민주당 의원은 "양보를 제일 잘 해서 간사가 됐다"며 "간사는 곧 심부름꾼이라고 생각하고, 야당의 기라성같은 선배 의원들이 계신 만큼 잘 모시겠다"고 말해 박수를 이끌어냈다.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전반기 정무위에서 함께 일한 민 위원장과 정 간사는 정무능력이 탁월하고 정책 결정에 능하신 분"이라며 "원칙을 양보할 순 없겠지만 '정치는 타협이 원칙'이란 것 역시 잊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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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위는 모범 상임위 답게 이날 첫 회의부터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공익신고자 보호법 개정안 ▲행정규제기본법 개정안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그간 계류돼 있던 다수 법안에 대한 소위심사보고를 마쳤다. 추가 50개에 이르는 법안에 대해서는 검토를 위해 소위에 회부했다.
정무위는 전날 비금융 부문에 이어 25일 금융부문 업무보고를 위한 전체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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