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파트 흔적남기기 확대]한남뉴타운·구마을 등 대거 포함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의 흔적 남기기 프로젝트가 검토될 101곳은 재개발 구역이 대부분이다. 주거지만 개발하는 아파트 재건축 대신 기반시설까지 대거 손봐야하는 광범위식 정비사업장을 선택해 구역 내 역사유산을 모두 살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검토 대상지에는 노량진 2ㆍ4ㆍ5ㆍ6ㆍ7ㆍ8구역, 상계1ㆍ2ㆍ4ㆍ5구역, 수색1ㆍ2ㆍ7ㆍ8ㆍ12ㆍ13구역, 신림2ㆍ3구역 등이 포함됐다. 10여개 구역으로 나눠 재개발을 추진 중인 곳들로 관리처분인가 이전의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강남 대치동 구마을, 서초 방배 13ㆍ14구역, 송파 마천4구역, 송파 문정 136 등 강남권 사업장도 눈에 띈다. 대치동 구마을은 강남구 유일의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다. 전체 525가구(2지구 268가구, 3지구 257가구)에 불과하지만 은마아파트와 휘문고 사이에 위치한 강남 요지인데다 대치동 학원가가 인접해 있어 대형사들이 치열한 수주전을 펼치며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던 곳이다. 2지구의 경우 지난 5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지만 흔적 남기기 대상지는 인가 이전에 선정돼 피하지 못했다.
용산구 한남4ㆍ5구역, 성수전략구역, 세운4구역과 같이 서울시가 집중 관리 중인 정비사업장도 대거 포함됐다. 특히 강북권 한강변 요지로 주목받는 한남뉴타운은 '흔적 남기기'의 심층조사지역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4ㆍ5구역은 한강과 가장 가까운 입지로 한강변 조망에 유리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각각 2300여가구, 2600여가구의 초대형 단지로 계획됐다. 정비업계에서는 서울 문화 유산인 남산과 한강에 둘러싸인 탓에 흔적 남기기가 적용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대상지 중 사업 면적이 가장 큰 성수전략1과 인접한 성수전략4 구역에도 조사가 이뤄진다. 19만4398㎡ 부지의 성수전략1(1구역)은 최근 1~2년새 3.3㎡당 지분값이 1억원을 넘어선 곳이다. 총 2909가구가 들어설 예정으로 조합원은 가구수의 절반인 1450명에 그친다. 임대주택으로 배정한 500여가구를 제외하더라도 1000여가구를 일반분양으로 뺄 수 있어 높은 사업성이 기대돼 흔적 남기기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밖에 단독주택 재건축과 시장정비사업장도 포함됐다. 마포구 공덕1구역, 강서구 등촌1구역, 중랑구 면목4구역, 방배 13ㆍ14ㆍ16구역 등으로 1971년 준공돼 지역을 대표하는 명소가 된 신노량진시장도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는 이들 사업지 내 유ㆍ무형의 역사ㆍ생활문화 유산을 조사한 뒤 실제 적용 방안은 조합이나 해당 자치구 등과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지금으로서는 한옥, 일식건축물, 근대건축물 등이 조사 대상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골목길을 살리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앞서 잠실주공5단지와 개포주공4단지 등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장에 적용했던 기준이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잠실주공5단지와 개포주공4단지는 주거동 일부를 남겨 도서관이나 박물관과 같은 문화시설로 활용하는 안이 잠정 확정됐다. 건물을 가로와 세로로 자르는 방식으로 이른바 '재건축 역사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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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업계에서는 흔적 남기기를 유도ㆍ권고하겠다는 서울시 입장과 달리 사실상 인허가 심의 조건으로 해석하고 있다. 잠실주공5단지와 개포주공4단지 역시 흔적 남기기를 적용한 이후에 정비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다만 사업성 저하와 재산권 침해 등의 첨예한 갈등이 일어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인센티브 도입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허용 용적률에 대한 인센티브와 흔적남기기 시설을 기부채납으로 인정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남겨지는 시설은 향후 용적률 산정 과정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외 '흔적 남기기 시설'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 등 관련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면 철거형 정비방식을 중심으로 탄생한 정비사업장은 도시변화 과정에서 지역과 단절되고 획일화된 공간으로 남게 된다"며 "마을이 지닌 고유의 역사성, 장소성을 보전하기 위한 활용안을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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