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무색, 실종 아동 매년 증가…'지문 사전 등록제' 등록하셨나요
'실종된 송혜희 좀 찾아주세요'
16년 째 도심 곳곳에 걸려있는 현수막 내용이다. 1999년 2월13일께 아침 등굣길에 나선 딸의 뒷모습을 본 후로 아버지 송길용 (65)씨의 기억은 멈췄다.
그간 그가 뿌린 딸의 신상을 기록한 전단지는 2백만 장, 현수막은 4000장에 달한다. 그는 아직까지도 딸이 걸어온 전화를 받지 못할까봐 17년 넘게 016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사용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그는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혜희 양을 찾기위해 전단지 수백장을 쥐고 거리로 나선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온 가족의 실종은 남은 가족을 큰 고통에 빠지게 한다. 2012년 실종 아동 신고 건수는 2만7295건, 2014년 2만1591건, 2016년 1만9870건에 달한다. 경찰은 실종자에 대한 적극적인 초동수사, 수색을 통해 신고가 접수된 실종자 중 99% 이상은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냈다. 다만 미발견 실종자는 2014년 20명에서 2016년 182명으로 늘어났다. 여기에는 일반인과 비교해 집을 찾기가 어려운 지적장애인, 치매노인의 실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어린이날 연휴였던 지난 5~7일 경찰청에 따르면 18세 미만 실종 아동 신고 건수는 총 182건이었다. 이 기간 8세미만 미취학 아동 신고는 27명에 달한다. 2016년 19명, 지난해 24명에 비해 소폭 늘어났다.
경찰은 급증하는 실종 아동을 막고자 2012년 아동, 장애인, 치매노인을 대상으로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도입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란 실종 아동이 길을 잃었을 경우를 대비해 경찰 시스템에 지문, 사진, 보호자 연락처 등의 정보를 미리 등록하는 것이다. 미리 등록을 해두면 경찰은 실종 신고 접수 시 자료를 참고하여 보다 신속히 찾을 수 있다.
실종된 미취학 아동이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기까지 지문 등록 여부에 따라 걸린 시간은 큰 차이를 보인다. 올해 실종된 아이 중 지문이 등록된 4명(14.8%)은 신고부터 발견까지 평균 24분이 걸렸다. 경찰은 실종 아동 신고가 들어오면 곧바로 아이 성명과거주지, 부모 전화번호 등을 파악해 연락해 주기 때문이다. 반면 사전에 정보를 등록하지 않은 아동은 경찰이 탐문 수색을 통해 발견하기까지 평균 87분이 소요됐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전 등록제도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6년이 지난 지금 '사전지문등록제' 등록률은 여전히 30%대에 머무르고 있다.
일각에선 아동의 장기 실종을 막기 위해서 아동에 대한 지문사전등록을 의무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더불어 보호시설에 입소한 무연고 아동 등에 대한 유전자 채취도 법적으로 강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장기실종아동을 찾을 수 있는 현실적방법은 유전자 검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찰은 2004년 실종아동법에 따라 유전자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3만2740건의 유전자를 채취했지만 지금까지 유전자가 일치한 경우는 398건에 불과하다. 이미 유전자 검사를 마친 부모들에 비해 장기실종아동의 유전자 정보가 부족한 탓이다.
미국의 경우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미국 정부는 1981년 애덤 월시라는 6세 아동이 실종돼 살해된 사건 이후 1984년 실종아동조력법을제정, 관련 민간기구인 아동실종국가센터(NCMEC)를 세웠다. 센터는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 아동의 얼굴을 추정해 실종 아동 추적에 도움을 주는 '나이 진화 얼굴 추정 기법'을 도입했다. 센터는 아동실종 발생 신고 접수 시 아동에 관한 정보를 미 전역 순찰차 담당 형사에게 전송한다. 해당 아이 사진과 정보가 7900만 가구에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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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미국에서는 관공서와 놀이공원, 대형상점 등 사람이 많은 곳에서 실종 아동이 발생했을 경우 전 직원이 아동을 수색할 의무를 갖는 '코드 애덤'도 의무화됐다. 우리나라도 2014년 '코드 애덤'을 도입했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사전 지문 미등록에 따른 실종 아동 수색이 난항을 겪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13일 4세 미만 아이들은 반드시 지문을 등록하도록 하는 의무 조항을 신설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실종 아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문 등록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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