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댓글 규제 토론회…'본인확인제' 법안에 문제 제기

"댓글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댓글 행위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 (정일권 광운대 교수)

뉴스나 게시판의 악성 댓글을 규제하기 위해 '본인확인제'는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2012년 인터넷실명제가 위헌 결정을 받았음에도 비슷한 내용의 사전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29일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와 KISO(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인터넷 댓글에서의 정치행동주의 : 여론공간의 규제는 필요한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의 주제는 포털 사업자가 이용자의 댓글 작성 전 본인확인 조치를 취하도록 한 '본인확인제'였다. 지난해 12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게시판에서 댓글을 작성할 때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포털 등)가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일 이용자 수 1000만 이상인 사업자에게 해당되며 위반할 경우 과태료(3000만원 이상)를 부과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인터넷 실명제를 연상케 하는 댓글 작성 시 '본인확인제'를 도입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전규제보다는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성립될 때 처벌하는 방식의 사후규제가 적절하다는 것이다.


정필운 한국교원대 교수는 "사이버 공간에서의 표현의 자유는 현실공간과 다르지 않고, 오히려 현실에서보다 더 축소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발의된 법안에서 본인확인 조치 주체를 민간정보통신제공자에게 확대한 것은 2012년 헌재 위헌 결정을 받았던 인터넷실명제보다 더 강하다"고 말했다.


정필운 교수는 "악성댓글을 달지 않는 이용자들은 본인확인이 귀찮아서 댓글 자체를 달지 않을수도 있다. 조직적으로 악성댓글을 다는 사람들은 이런 것들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라며 "여론을 규제하지말자는 의견 보다는 어떻게 규제할지에 대한 방법을 잘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정 한국외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댓글에서의 정치행동주의는 어쩔 수없이 부정적 양태를 띨 수밖에 없다"며 "정치행동주의를 최소화할 방안을 논의해야. 댓글 규제가 필요한가보다는 댓글을 어떻게 규제해야하는가를 고민하는것이 더 생산적"이라고 말했다.


황창근 홍익대 법학과 교수는 "게시판 본인확인제(인터넷실명제)의 경우 2012년 민간사업자에 대해서는 위헌결정이 났고 공공게시판은 결론이 나지 않아서 폐지해야한다는 논의가 많았는데 그것을 다시 부활한다는 것은 논리도 필요성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일권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댓글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니 규제하자는 이야기로 들리는데, 댓글은 여론이 만들어지는 수많은 공간 중 하나"라며 "여론을 형성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행위는 옳을 수도, 틀릴수도 있다. 말할 수 있는 권리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AD

포털 사업자들이 악성 댓글에 대한 운영 정책을 투명하게 확보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수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는 "네이버나 카카오 등 사업자들이 기술적,정책적 방향에 고민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며 "자사 서비스 이용자들이 어떤 댓글 운영 정책을 원하는지 의견을 수렴한 후에 서비스 철학이나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를 반영한 댓글 운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