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평창..올림픽시설 사후활용 어떻게
빙속·아이스하키·알파인경기장 등 올림픽 유산 방치 우려
지자체·정부 협의 재개..흥행 계기로 정부 지원방안 내놓나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김흥순 기자] 올림픽은 끝났지만 강릉에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아직 관리주체나 사후 활용계획을 결정하지 못했다. 목표로 했던 1승은 이루지 못했지만 '동계올림픽의 꽃' 아이스하키가 열린 강릉 하키센터도 마찬가지다.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에서 값진 메달을 수확한 썰매종목이나 여전히 비인기종목으로 치부하는 스키점프 경기장은 관리주체가 있지만 적지 않은 운영비 탓에 앞으로 관리가 막막한 처지다. 동계종목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대회를 치른 경기장 가운데 일부는 올림픽 유산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배경이다. 경기장 사후활용을 둘러싸고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간 협의가 재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올림픽 흥행을 계기로 정부가 지원방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인다.

26일 대회 조직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이번 평창올림픽을 대비해 새로 만든 경기장을 포함해 총 13개 시설 가운데 3곳이 아직 관리주체를 정하지 못한 상태다.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설립 당시 국가대표 훈련장 등 경기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운영비에 견줘 수익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 하키센터의 경우 아이스하키팀을 갖춘 대명이 관리하기로 2016년 협약까지 맺었다가 손을 놓으면서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정선 가리왕산을 깎아 만든 알파인경기장 역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정하지 못해 관리인이 없다. 2034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완공한 곳으로 건립 당시 절반 이상을 복원하라는 환경부의 조건부 승인을 얻어 공사가 진행됐다. 지난달 열린 산림청 중앙산지위원회 심의에서는 강원도가 마련한 사후 활용계획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최종 결정이 미뤄졌다.


올림픽특구사업과 연계해 레저ㆍ관광시설로 활용하거나 산림 일부를 복원한 후 나머지는 스키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국제대회를 남북이 공동유치해 활용하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강원도 관계자는 "패럴림픽 이후 구체적인 활용계획을 마련해 심의에 상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썰매경기를 치른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나 스키점프센터는 각각 한국체육대, 강원도개발공사가 관리를 맡고 대략적인 활용계획을 잡았지만 향후 관리ㆍ운영비가 만만치 않아 강원도ㆍ정부간 협의가 진행중이다. 한국체대가 그간 해외 전지훈련에 의존했던 썰매종목 선수 훈련을 이곳에서 집중하기로 했다. 정부와 지자체가 절반씩 부담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청 관계자는 "국내외 선수 훈련장이나 교육체험 캠프ㆍ체험시설로 쓰는 방안, 동계스포츠 대회를 개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으나 연간 운영수지가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에 운영비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시설 사후활용방안과 관련해서는 강원도 지역구 국회의원을 중심으로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관련법 개정안이 일찌감치 발의된 상태지만 1년 반이 넘도록 이렇다 할 진전이 없다.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이나 염동열 의원이 2016년 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은 기존 법이 서울올림픽 시설에 한해 지원할 수 있는 만큼 체육진흥공단이 명칭과 역할을 확대해 평창 올림픽 시설에도 정부 예산이나 체육진흥기금을 쓸 수 있도록 한 게 뼈대다. 현재 국회 상임위 법안소위에 머물고 있다.


이와 별개로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올림픽특별법 개정안은 공유재산인 경기장 시설을 국가나 공공기관, 특수법인에 양여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드는 게 핵심이다. 이번 올림픽을 위해 지은 관동대 하키센터나 영동대 쇼트트랙 연습장은 각 학교 부지 위에 건물만 강원도 소유로 돼있는데, 각 학교가 보다 유연하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대회 이후 경기장 활용이나 소유권은 원칙적으로 강원도나 강릉시가 맡기로 대회 유치 당시 약속이 된 상태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의 재정여력이 충분치 않은 점, 동계종목 특성상 적지 않은 재원이 소요되는 점 등을 감안해 강원도 측은 정부가 지원해주길 바라고 있다. 그간 정부가 여타 국제대회를 치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등을 근거로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했지만 이번 올림픽 흥행을 계기로 정부 내 기류가 바뀔지 주목된다.


노태강 문체부 2차관은 "국가재정법상 원칙적으로 강원도청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기는 어렵지만 사후 활용방안에 대해서는 기재부 등 관련부처와 협의해 원만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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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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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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