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령·박낭자가 다니는 이 학교
한복교복 입으니 행동도 우아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한복교복을 입고 생활하니, 복도에서도 왠지 예쁘게 걸어야 할 것 같다. 집에 따로 한복이 없어서 한번쯤 입고 싶었는데 이렇게 학교에서 한복을 입을 수 있어 기분이 좋다"
경상북도 청도군 금천초등학교 2학년 박민하 양의 얘기다. 최근 금천초 전교생 36명은 '한복교복'을 입고 학교에서 생활하고 있다. 특정행사만이 아니라 주2~3회 정도는 이 한복교복을 착용하고, 각종 행사에서는 무조건 이 옷으로 통일키로 했다.
한복디자이너 김인자씨가 재능기부를 통해 제작된 이 한복은 지난해 12월 5일 완성됐다. 그해 8월부터 학생들과 선생님, 학부모들이 디자이너와 함께 의견을 조율해 가며 결정된 디자인이다. 시골인지라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 할아버지와 사는 아이들이 많아 기본적으로 한복이지만 '튼튼한' 교복이 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소재는 면과 스판 청으로 활동성을 고려해 채택됐다. 뜯어지지 않도록 옷깃마다 따로 바이어스(올이 잘 풀리지 않게끔 천을 올의 방향에 대하여 비스듬히 잘라서 만든 테이프)를 달았고, 치마 밑단에는 색동으로 했다. 아이들이 커나갈 것을 치마는 안감을 접어서 제작해 다시 뜯어내면 길이를 조절할 수 있다.
이번 한복교복은 춘추복으로, 흰색 상의와 하늘색 조끼, 청치마로 밝은 느낌의 한복으로 꽤 세련된 모습이다. 여기에 동절기에 입을 수 있는 누빔 코튼 카키색 외투도 마련했다. 김인자씨는 "아이들이 디자인 부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투표를 통해 여러 시안중 결정된 디자인"이라며 "너무 교복 같지도 않고 외출복으로도 입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최근 금천초교는 한복교복을 입고, 패션쇼와 사물놀이 공연을 열었다. 김상근 금천초 교장은 "생활속에서 한복의 멋과 아름다움을 잠시 잊고 살았던 것 같다"며 "청도 금천면의 선암서원, 임당고택 등 여러 문화재를 활용해 다양한 체험활동을 모색하고 한복이 생활화되도록 학교에서부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금천초교처럼 지난해 8월 한복교복 시범학교로 선정된 곳은 전국에서 총 6곳이다. 특히 낙후지역 학교들 중 유치원,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복교복에 참여 의지가 강한 학교들 중심으로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됐다. 늘품자연유치원(경기도 김포시), 대산초등학교ㆍ병설유치원(전라북도 고창군), 월곡초등학교(경상북도 안동시), 유어초등학교(경상남도 창녕군), 하늘땅유치원(울산광역시 북구) 등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 주관한 사업으로, 이번 사업에는 디자이너 6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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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학교로 선정된 월곡초 한복교복 역시 교복의 활동성을 잘 살려냈다. 한복의 디테일에 서양복식의 편리함을 살려낸 춘추복이었다. 목이 짧은 아이들을 배려해 목의 깃을 좁게 달고, 겨드랑이 부분에 주름을 다는 '액주름' 기법을 차용했다. 월곡초교 교사인 임성국씨는 "한복을 입기를 바란다는 바람은 아이들로부터 먼저 나왔다"면서 "소고를 치고, 단소를 부르는 아이들이 교장선생님께 한복을 입었으면 한다고 해 공모신청을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곡초 한복교복 사업에 재능기부한 디자이너 이혜순씨는 "한류바람으로 전통에 대해 중요성이 부각되긴 하지만 여전히 어른들이 한복을 자주 입어 보이는 기회가 없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한복을 어색해한다"면서 "월곡초 학생들이 한복교복을 입으면서 한복 착용에 조금이라도 어색해하지 않게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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