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 최대…"'1.5도 상승 제한' 목표 실패할 수도"

'글로벌 탄소 프로젝트' 보고서 발간

온실가스 배출 최대…"'1.5도 상승 제한' 목표 실패할 수도"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지구 표면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지구온난화 현황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결성된 국제기구인 글로 탄소 프로젝트(GCP)는 12일(현지시간) 매년 발간하는 글로벌 탄소 예산(GCB)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연구진은 올해 석유와 천연가스, 석탄 등 화석연료로 인한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이 지난해보다 1.1% 늘어난 381억t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섭씨 1.5도 이내로 유지하기 위해 인류가 향후 배출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은 1700t으로 추정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현재 속도로 증가한다면 4년 후에는 1700t을 모두 소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추세라면 21세기 말까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이 1.5도를 넘어설 수 있다. 이는 2015년 전 세계가 참여한 '파리기후협정' 체결 당시 마련된 주요 목표 중 하나다. 보고서를 작성한 연구진은 "섭씨 1.5도 이내로 지구 온도 상승 폭을 제한한다는 목표 달성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짚었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난 배경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증가세로 전환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릴 정도로 전력 소모가 큰 데이터센터가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날 발표에서 2025년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가 5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같은 해 글로벌 석유 공급 투자액(5400억달러)을 넘어서는 규모다. 전 세계 인공지능(AI) 붐과 함께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도 계속 늘고 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은 올해 화석연료 사용이 정체 상태이지만, 배출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단정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탄소 배출과 재생 에너지에 대한 중국의 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다.


노르웨이 국제기후연구센터(CICERO)의 글렌 피터스는 "전 세계가 기후변화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더 큰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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