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G7 대러수출 금지시 흑해 곡물협정 파기"…곡물 무기화 본격화

곡물협정 재연장기한 5월18일
파기시 중동·아프리카 식량난 가중

내달 개최 예정인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금지하는 규제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가 추가 제재시 흑해 곡물협정을 파기할 수 있다고 반발했다.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곡물을 이용한 자원 무기화에 나설 경우 경제적인 파장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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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을 통해 "G7 정상회의에서 제안된 러시아 수출 완전 금지 아이디어는 매우 아름다운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우리는 G7국가들이 가장 예민하게 여길 상품군에 대한 수출을 금지할 것이며, 곡물 협정은 물론 다른 많은 것들이 끝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당 발언은 내달 개최될 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최근 열린 G7 장관급 회의에서 대러제재 강화안이 거론됐다는 일본 매체들의 보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주 G7국가의 농업 관련 부서 장관들이 규슈 미야자키현에서 가진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거의 대부분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형태의 강력한 제재안이 거론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도 미국과 유럽연합(EU), G7 국가들은 러시아에 주요 전략물자 수출을 금지하고 있으며 석유 및 가스 수입 등 러시아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규제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러제재 장기화로 러시아의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러시아가 에너지 자원 무기화에 이어 식량자원도 무기화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해 7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단된 흑해 곡물 공급망에 대한 수출 재개를 위해 우크라이나, 유엔, 튀르키예(터키) 등과 곡물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해당 협정은 4개월 기한으로 협정된 이후 다시 지난해 11월 4개월 연장돼 오는 5월18일이 재연장 기한이다.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 농업 및 비료수출 제한을 해제하지 않으면 5월18일 이후 곡물협정 재연장에 나서지 않고 파기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곡물협정이 파기돼 다시 공급망이 제한될 경우, 흑해 곡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의 식량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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