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방역 철저했다더니"…영화관 확진자 나온 날, 정부 할인쿠폰 4400장 풀렸다

지난달 15~16일 용산CGV 확진자 다녀갔지만
이 기간 정부 할인쿠폰 집중 사용돼
배현진 "사용 못 막은 문체부…철저한 방역·거리두기와 어긋난 정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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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소비 진작을 위해 뿌린 영화 할인쿠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당일에도 해당 영화관에서 4000장 넘게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이 고비였던 지난달 15~16일에 사용이 집중됐다. '철저한 방역 하에 사용하도록 했다'는 해명과 달리 국민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는 방역의 사각지대를 유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용산CGV에 첫 확진자가 다녀갔지만 문체부는 할인쿠폰 지급을 중단하지 않고, 17일까지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CGV에서는 연이어 16일에도 확진자가 다녀갔고 이들은 실제 영화까지 관람했다.


4일 간 용산CGV에서 사용된 할인쿠폰은 총 6806장. 이 중 4396장은 확진자가 나온 이틀 동안 사용됐다. 할인쿠폰 대부분이 확진자가 나온 당일 집중 사용된 것이다. 문체부는 지난달 14일부터 17일까지 할인쿠폰을 풀었고 총 49만8395만장, 30억2100만원 어치의 영화 할인쿠폰(멀티플렉스 4사 기준)이 사용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영화관을 '중위험 다중시설'로 구분하고 있다.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5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안이한 정책'이라는 질책이 이어지자 "철저한 방역 하에 사용하도록 했다"고 강조했지만 실상은 확진자 발생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 것이다.

전체 영화관 관람객수와 코로나 확진자수 추이 (제공=배현진 의원실)

전체 영화관 관람객수와 코로나 확진자수 추이 (제공=배현진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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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쿠폰 지급이 '거리두기'를 강조한 정부의 기조와 어긋난 정책이라는 것은 통계로도 확인된다. 쿠폰지급 전 20~30만명대에 머물렀던 영화관 관람객수는 쿠폰이 발행된 지난 14~17일 40~60만명대로 급증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지난 14일 85명에서 15일 155명, 16일 267명으로 급격히 늘었지만 할인쿠폰 영향으로 영화관 관람객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배 의원은 "문체부의 엇박자 정책이 방역을 방해하고 국민을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시켰다"며 "추가 지급 계획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코로나19 문제가 안정되기 전까진 예산 때문에 사업을 재추진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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