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구서 자원봉사자 불법 촬영…열흘 넘게 용의자 특정도 못해

대구 동산병원서 불법 촬영 신고 접수
수사 지지부진하자 불법 유포 불안감 ↑
경찰·병원 침묵 "수사 진행 중인 사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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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전쟁의 최전선인 대구의 한 병원에서 몰래카메라 범죄가 발생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 발생 열흘이 넘도록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하면서 불법 촬영물 유포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대구 중부경찰서와 계명대학교 대구 동산의료원(대구 동산병원) 등에 따르면, 이달 중순께 동산병원 여성 샤워실에서 불법 촬영 사건이 발생했다. 이 샤워실은 간호사를 포함해 여성 자원봉사자들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동산병원 측은 한 자원봉사자가 샤워를 하는 도중 촬영음을 들었고 곰돌이 스티커가 붙은 검정색 휴대전화를 봤다는 진술 등을 토대로 내부 조사에 나섰다.

병원 측 신고를 받은 경찰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다만 이날까지 용의자를 특정짓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 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인 데다 민감한 부분이 있어 자세한 내용은 얘기해줄 수 없다"고 했다. 용의자 인상착의에 대해서도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만 답했다.


통상 탈의실 등에서의 불법 촬영 사건은 대부분 빠른 시일에 범인이 검거된다. 최근 경북 경주의 정형외과 전문병원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 불법 촬영한 20대 남성이 피해자 신고로 즉각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그러나 병원이라는 개방되고 입출입자 파악이 비교적 용이한 시설에서 발생한 사건이 미궁에 빠지면서 자원봉사자들 사이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범인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불법 촬영된 이미지가 유포될 가능성 때문이다.

이 병원에 파견 근무 중인 한 간호사는 "방역 문제 등으로 외부인 출입이 제한적인 상황인데 아직 용의자가 누군지 파악을 못했다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면서 "이래서야 자원봉사자뿐 아니라 병원 직원들도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동산병원은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현재 코로나19 환자 치료 최전선에 있다. 지난 3월 한 달 동안 대구ㆍ경북지역에 자원봉사를 지원한 간호사는 3874명으로 전국 의료현장 간호사로 근무 중인 인원(18만명)의 2%에 달한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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