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에 관한 실험적 연극' 로베르 르빠주의 '887'

5월29일~6월2일 LG아트센터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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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실험적 연극으로 명성을 쌓은 캐나다 태생의 스타 연출가 로베르 르빠주(62)가 신작 1인극 '887'로 한국을 찾는다.


한국 관객들에게 르빠주는 연출가로서의 면모만 알려져 있다. 하지만 르빠주는 원래 자신이 연출한 대부분의 작품에서 배우로 출연해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줬다. 이번 '887'에는 르빠주 자신이 출연해 연기자로서의 진면목을 확인시켜 줄 예정이다.

5월29∼6월2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887'은 기억을 소재로 르빠주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연극이다.


르빠주는 자신이 어린 시절을 보낸 캐나다 퀘벡시의 아파트 주소, 머레이가(街) 887번지에서 연극의 제목을 따왔다. 택시를 몰던 아버지, 어머니와 4명의 아이들, 치매를 앓던 할머니,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이 있다. 또한 소중한 삶의 순간들과 함께 그가 자란 1960년대 조용한 혁명(Quiet Revolution)의 물결 속에 정치적, 사회적 변혁을 겪으며 나름의 독자적인 정체성을 형성해갔던 퀘벡의 근대사도 담겨있다.


르빠주는 자전적인 소재로 뇌에 저장된 정보의 완전성에 의문을 던지며 극을 이끌어간다. 우리 뇌에서 작동하는 기억의 매커니즘, 저장된 정보의 완전성에 대한 의문, 그 기억들을 바탕으로 형성된 정체성, 망각과 무의식, 개인의 기억과 집단의 기억, 기억을 매개로 이루어지는 예술인 연극의 기원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기억으로의 여정을 극을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르빠주는 프랑스 최고 권위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는 물론 유럽연극상, 글렌 굴드상 등을 휩쓸었으며 '태양의 서커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니벨룽의 반지' 등을 연출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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