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LG전자, 휴대폰 생산거점 한국서 베트남·브라질로

경기도 평택 물량 인건비 싼 지역으로 이전
"중국 저가 공세에 원가 절감 불가피"
중남미 등 신흥시장 공략 의도도
생산 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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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LG전자 가 침체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평택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베트남과 브라질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배경은 중국 업체의 급성장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침체로 원가절감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24일 전자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원가 절감, 경쟁력 제고를 위해 평택서 생산하던 스마트폰을 베트남 북부 항구도시 하이퐁과 브라질 상파울루로 이전키로 했다"면서 "평택의 경우 하반기부터 물량을 줄여 연내 생산을 중단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과거 프리미엄 스마트폰 일부는 국내서 제조해도 적정 이윤을 맞출 수 있었지만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프리미엄 시장서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로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어 생산원가 절감이 더욱 중요해졌다"면서 "중국 업체의 급성장이 이번 생산기지 재조정의 주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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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기지 재조정은 손실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LG전자의 결단은 원가절감을 위한 조치다. 특히 베트남 하이퐁의 경우 인건비가 저렴해 원가절감에 탁월하다는 평가다. 베트남 임금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최저임금 기준 월급이 418만동(약 20만6000원) 수준이다.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한 세제혜택 등 베트남 정부의 노력도 크다. 하이퐁에는 LG전자 휴대폰뿐 아니라 TV, 생활가전을 비롯해 LG 계열사의 공장도 밀집돼 있어 생산기지 조정은 큰 상승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이퐁 공장은 2015년 준공됐다. 당시 LG전자는 "한국의 생산 물량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 물량 증가에 대비해 거점을 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브라질 상파울루로의 이전은 원가절감과 함께 중남미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는 전략도 내포돼 있다. 중남미는 신흥시장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으면서도 LG전자의 영향력이 아직까지 건재한 지역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는 중남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6.3%를 기록했다. 1위는 삼성전자(36.6%), 2위는 모토로라(12.8%), 3위는 화웨이(11.6%)다. LG전자 점유율은 2017년 대비 2.8%포인트 줄었으나 이는 3% 수준인 글로벌 점유율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다. LG전자는 주요 시장인 북미와 인접한 중남미를 지속 공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16분기 연속 적자 LG 휴대폰…한국에서도 2위 뺏겨=LG전자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2019년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적자는 7901억원이었으며 누적 적자는 3조원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려 프리미엄폰 경쟁력을 상실하고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 속에 중가폰 점유율마저 잃었기 때문이다. 최후의 보루로 여겨진 한국 시장에서도 애플에 2위 자리를 내어준 상황이다.

LG전자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지난 3월 정맥인식 등 혁신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폰 G8를 출시했으나 시장 반응은 저조하다. 통신업계는 역대 G시리즈 중 최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LG전자 첫 5G폰인 V50 출시까지 5G 품질 논란으로 연기됐다. 이에 상황을 타개할 극적 정책이 필요했고 생산기지 조정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생산인력 구조조정도 불가피하게 돼=생산기지가 재조정됨에 따라 생산인력도 자연스럽게 재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MC·HE사업본부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끝났다"고 말했으나 평택 공장 중심의 휴대폰 인력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평택 공장의 인력을 창원 등 국내 타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MC사업본부의 전체 인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이 사업부의 인력은 2013년 8074년에서 지난해 4014명으로 5년새 절반으로 감소한 상태다. LG전자는 상반기 신입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외 인력이나 생산량이 재조정될 가능성 제기된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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