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결국 국제형사재판소 (ICC) 탈퇴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2일 연설중인 두테르테 대통령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2일 연설중인 두테르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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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제기된 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nternational Criminal Court: ICC)의 조사에 반발해 온 필리핀이 결국 ICC를 공식 탈퇴했다.

18일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3월 17일 당시 유엔주재 필리핀 대사였던 테오도르 록신(현 외무부 장관)이 ICC에 탈퇴 의사를 통보한 후 1년만인 지난 17일 공식 탈퇴했다. ICC는 2002년 로마 통계청에 의해 설립됐으며, 해당국 법원의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대량학살, 반인륜 범죄, 전쟁 범죄, 침략 범죄 등에 대한 국제 범죄 기소 역할을 맡고있다.

필리핀의 ICC 탈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2016년 취임 이후 치르고 있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과도한 인권 침해 논란에서 비롯됐다. 필리핀 정부는 이 과정에서 5,0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현지 인권단체들은 실제 사망자수가 정부 발표 의 4배를 넘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ICC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제기된 불법 행위에 대한 사전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반발한 필리핀 정부는 '탈퇴'로 맞대응한 것이다.

록신 장관은 최종 탈퇴를 앞두고 지난 10일 "미국·중국·러시아 등 강대국이 가입하지 않은 ICC는 유명무실하며, 필리핀의 탈퇴는 인권이 정치화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대통령 역시 "ICC가 지나치게 편파적이며 지나친 유엔 편향성을 지니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ICC측은 이번 탈퇴에도 불구하고 탈퇴 이전에 저지른 범죄에 대한 관할권은 유지되며 범죄 혐의에 대한 조사는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필리핀 내부에서는 이번 탈퇴가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켜 통상관계 및 대외원조에 악영향을 미칠것으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닐라 강현석 객원기자 k_paul1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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