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현대자동차가 오는 5월 가동을 중단하는 중국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현대차는 중국 현지 합작사의 제안에 따라 베이징 1공장을 전기자동차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경제성이 맞지 않다는 판단 아래 공장을 세운 뒤 매각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1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기차는 베이징 1공장 가동률이 떨어지자 라인을 조정해 전기차를 생산하자고 했으나 현대차가 이를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베이징 1공장 라인을 충칭과 2공장 등 다른 공장으로 옮기고 인력 구조조정과 함께 공장 운영을 중단하기로 한 것은 전기차 생산 여부를 둘러싼 베이징현대 내부의 갈등이 큰 원인"이라며 "매각 수순을 밟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중국 베이징 1공장 주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x25'의 생산 라인을 충칭 공장으로 이전했다.
현재 중국 베이징시는 환경 규제를 이유로 베이징 1공장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와 베이징시는 공장 이전에 따른 경제 보상금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더딘 상태다. 또 중국에서는 공장 청산 절차가 까다로워 현대차가 베이징 1공장을 매각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베이징시로부터 보상금을 받아 공장을 청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매각 대상자는 베이징기차가 될 가능성이 높으나 결국 가격이 관건"이라고 전했다.
현지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와의 오랜 갈등도 생산 중단 후 매각으로 급선회한 배경 가운데 하나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기차가 각각 지분 50%를 보유한 합작 법인이다. 현대차와 합작사와의 내홍이 수면 위로 오른 시점은 2017년 하반기다. 당시 베이징기차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 현대차 계열 부품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과도하다며 단가 인하 압박을 가했고 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양사 갈등은 일시 봉합되는 듯했으나 이후에도 베이징기차는 소형차 생산 중단에 이어 자동차 가격 인하를 일방적으로 요구했고 이번에는 전기차 생산을 고집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차량 비중 9%'는 현대차 입장에서는 걸림돌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해부터 새로 만든 제도(솽지펀·더블 포인트)에 따라 올해 전체 판매 차량 중 신재생에너지 차량 비중은 9%를 넘어야 한다. 2020년에는 12%에 도달하지 않으면 벌점을 받는다. 현대차가 이 숫자를 맞추기 위해서는 합작사인 베이징기차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내부적으로는 베이징기차와 합작 결별까지 검토 중이나 친환경 차량 사업에 합작사 도움이 필요해 전략적으로 고민이 깊다"며 "현대차는 친환경차 수입 판매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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