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샤넬 만든 정유경의 뚝심…벌써 지난해 반기 매출 올린 비디비치(종합)

뚝심으로 만들어낸 비디비치 성과…한국판 샤넬로 자리매김
연초부터 초고속 성장…두 달 만에 매출 500억 돌파
자체 화장품 '연작'도 순조로운 출발…'화장품' 사업다각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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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일명 '정유경 화장품'으로 불리는 비디비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미운 오리새끼였다. 2012년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으로 영역 확대를 꾀했지만 적자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해 '아픈 손가락'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시장에서는 결국 정유경 신세계 총괄 사장이 비디비치를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도 파다했다. 그러나 정 총괄사장은 오히려 강하게 밀어 부쳤다. 브랜드 리뉴얼을 단행했고, 지속적으로 제품 개발에 투자했다. 그의 한우물 경영은 2017년 드디어 빛을 봤다. '쁘띠샤넬'이라는 타이틀도 만들어냈다. 한국판 샤넬로 자리매김한 비디비치의 올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르다. 이미 지난해 상반기 브랜드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첫 자체브랜드(PB) '연작'이 기세도 만만치 않다. 이제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효자는 '패션'이 아닌 '화장품'이라는 말이 나온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와 연작이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며 K뷰티(화장품 한류)의 영역을 넓히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비디비치가 올해 1월1일부터 3월3일까지 누적 매출 504억원을 달성했다. 2월 영업 일수를 감안하면 사실상 두 달 만에 지난해 상반기 브랜드 매출액 498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지금 같은 추세라면 올해 매출 목표 20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비디비치는 2017년 처음으로 5억70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처음으로 단독 브랜드 매출 1000억원대를 돌파하며 전년대비 5배 상승한 1250억원의 매출 기록도 세웠다. 신세계백화점내 해외사업부로 시작해 1996년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정 사장의 의지가 없었다면 화장품으로 사업다각화를 꾀하지 못했다. 게다가 화장품 사업이 비디비치 인수 5년만에 턴어라운드를 꾀했기 때문에 오너인 그가 적자를 감내하고 사업을 계속 밀어붙이는 '뚝심'이 없었다면, 지금의 비디비치 성적표는 없었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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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비치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제품 개발에 따른 것이다. 중국 시장을 분석해 개발한 제품들이 중국 내에서 연이어 히트를 치면서 국내 면세점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특히 중국의 왕홍 마케팅을 통해 현재 비디비치는 '쁘띠샤넬'로 사랑을 받고 있다.


비디비치의 대표 제품인 스킨 일루미네이션은 2017년 13만개가 판매됐으나 중국에서 피부를 빛나게 만들어주는 여신 일루미라는 애칭을 얻으며 큰 인기를 얻자 지난해 판매량이 110만개까지 증가했다. 중국의 검색엔진 바이두에서 여신 일루미를 검색하면 비디비치 제품만 나올 정도로 중국 내 반응은 폭발적이다. 1월 한달동안 17만개가 판매되며 2017년 판매량인 13만개를 훌쩍 뛰어 넘었다. 올해 말까지 200만개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중국인들의 피부 타입과 성향, 선호하는 효능, 제형을 철저히 분석해 출시한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 역시 지난해 230만개 판매됐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우수한 품질에 가격은 프리미엄급으로 책정해 중국 고객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올해는 아이 타이트닝젤, 유브이 에센스베일, 퍼펙트 브이핏 쿠션의 판매량이 크게 증가하며 매출 확대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1월1일부터 3월3일까지 판매량이 아이 타이트닝젤 1506%, 유브이 에센스베일 230%, 퍼펙트 브이핏 쿠션은 173%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비디비치 관계자는 "비디비치는 전세계 화장품 브랜드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면세점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클렌징 폼, 스킨 일루미네이션과 같이 연간 100만개 이상 판매할 수 있는 우수한 제품을 꾸준히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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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비치의 성공으로 들고 나온 연작도 대박 조짐이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정식 입점한 2월2일부터 28일까지 누적 매출 9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면세점에 정식 입점한 지 한달만에 거둔 성과다. 신규 브랜드인 연작이 이처럼 빠르게 면세점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배경에는 럭셔리 한방 화장품을 좋아하는 중국 고객들이 있다. 중국 내에서 신세계가 만든 한방 화장품이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중국 내 마케팅을 시도하기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실제로 연작이 면세점에 매장을 오픈한 2월 초 중국 최대 소셜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에서는 연작의 브랜드 팔로워 수가 전달대비 1000% 가까이 증가했다. 중국 고객들에게 반응이 가장 좋은 제품들은 '전초 컨센트레이트'를 포함한 '전초 라인'과 '마더앤베이비 라인'이다. 전초 라인은 지난달에만 면세 매장에서 5600개, 마더앤베이비 라인은 4500개씩 판매될 정도로 인기다.


연작의 마더앤베이비 라인은 중국 밀레니얼 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 떨어지며 연작의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 하고 있다. 중국 밀레니얼 세대가 아이를 낳고 부모가 되면서 고품질의 산전, 산후 케어 및 아기 케어 제품을 찾게 됐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달 20일에는 중국 내 육아 관련 유명 왕훙이자 온라인쇼핑몰 CEO인 옌거마마가 신세계면세점 연작 매장에 방문해 제품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연작은 백화점과 면세점 매장 확대, 해외 진출을 통해 2020년까지 브랜드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연작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한방의 향과 끈적임 같은 단점을 없애고 저자극의 고기능 제품을 개발한 전략이 적중했다"면서 "이미 입소문을 통해 품질을 검증 받은 만큼 중국 밀레니얼 세대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매출 확대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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