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 빙하가 40년 전에 비해 여섯배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는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14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보도했다.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실린 에릭 리그노트 캘리포니아대 지구시스템 과학 담당 학과장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남극 빙하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연간 2520억t씩 녹았다. 이는 1979~1989년 남극 빙하가 연간 400억t 녹았던 것에 비해 여섯배 가까이 빠르게 해빙하고 있는 것이다.
남극 빙하 해빙 속도가 빨라지면서 1979년과 2017년 사이 전세계 해수면은 1.4cm 상승했다. 지구온난화가 현 속도로 지속되면 2100년에는 해수면이 1.8m까지 오르면서 지구 곳곳에서 가뭄과 폭풍 등 자연 재해들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과학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리그노트 교수는 "남극 빙하가 계속 녹으면서 우리는 향후 수세기동안 남극 대륙에서 수미터의 해수면 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남극 지역에서 변화를 겪고 있는 지역은 일부에 국한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 광범위하게 빙하가 녹고 있다"고 밝혔다.문제는 지구온난화에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됐던 동남극 대륙의 빙하가 점차 녹고 있는 것으로 연구조사 결과 나타났다는 것이다. 동남극 지역에 있는 대륙 빙하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지구상에 있는 담수의 절반 가량을 함유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뤄진 대부분의 연구에서 남극 빙하는 주로 서남극에서 해빙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남극에 있는 얼음이 모두 녹으면 세계 해수면은 57.2m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 온도 상승은 향후 해빙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인류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한 해수면은 수세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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