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70% "中 일대일로 부채 덫 경계"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공 들여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축에 대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국가들의 인식이 우려할만한 수준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가 최근 아세안 10개국 1008명을 대상으로 중국의 일대일로 인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이 일대일로 프로젝트 참여로 인한 빚 폭탄을 우려하고 있었다.응답자의 70%는 일대일로 참여로 부채의 늪에 빠지지 않도록 정부가 신중한 결정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특히 이러한 시각은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또 응답자의 30%는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고 판단했으며 16%는 프로젝트 자체가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의 아세안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는 시각도 드러났다.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일대일로가 아세안 국가들을 '중국 궤도'에 더 가깝게 끌어당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중국이 아세안을 영향권 안에 두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봤다.

이와는 별도로 응답자의 73%는 아세안 지역에서 중국이 가장 큰 경제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보다 정치적, 전략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분의 2는 미국이 아세안에 미치는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판단했으며 30%는 미국이 아세안에 전략적 파트너, 지역 안보 제공자라는 것을 거의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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