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탄가 1장당 800원…최근 3년 사이 약 50% 인상
배달료 포함하면 달농네, 농어촌산간벽지 장당 1000원 부담
저소득층 한숨 늘어나지만… 정부, 한밤중 연탄 가격 인상 기습 결정
사랑의 연탄 나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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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올해도 연탄가격을 19% 가량 인상하면서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급격한 연탄값 인상 탓에 연탄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하는 ‘사랑의 연탄’ 지원단체들도 덩달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지난 2003년부터 정부나 관련 부처에서는 일방적으로 연탄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단 한차례의 의견수렴이나 공청회도 없이 지난 11월 한밤중 기습적으로 연탄 가격 인상을 결정했다.올해 책정된 연탄 가격은 소비자 가격 기준 700원에서 약 800원으로 올랐다. 여기에 고지대와 농어촌산간벽지 등에서는 배달료를 포함하면 900원이 넘는다. 지난해 소비자 가격이 700원일 때는 100만 원으로 연탄 1428장을 살 수 있었지만 올해는 1250장밖에 살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한밤중 기습적으로 결정된 연탄 가격 상승을 막아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저소득층 연탄배달 봉사를 하는 (재)밥상 공동체복지재단 연탄은행 허기복 목사는 국민청원 게시판에 “김치가 금치가 되듯, 연탄도 금탄이 되고 있다. 최근 3년 새 연탄값이 무려 50%(300원) 인상돼 현재 장당 800원에 팔리고 있다. 여기에 배달료를 포함하면 달동네, 농어촌 산간벽지 등에서는 장당 1000원을 부담해야해 에너지 저소득층은 넋놓고 한숨 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허 목사는 “연탄쿠폰 지원이 있긴 하지만 겨울을 보내려면 평균 1000장 정도 필요하다. 지원 규모가 가격 상승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라고 꼬집었다. 그는 “일부에서는 연탄을 단순히 화석연료라고 하지만 없는 사람들과 영세 어르신들은 생존의 에너지다. 추위를 견디기 위해 한밤중에도 자다가 일어나 연탄을 가는 등 힘들게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정부나 관련 부처에서는 단 한차례 의견수렴이나 공청회도 없이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비애감마저 든다”라고 설명했다.연탄은행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월 연탄사용량은 15장이다. 10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필요한 연탄은 1050장 정도지만 연탄 쿠폰만으로는 400-500장밖에 구입할 수 없다. 600장 가량이 부족한 실정이지만 설상가상으로 사랑의 연탄후원 손길도 저조하다. 경기침체와 고용불안,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10~11월 연탄후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이상 감소했다.
정부는 대비책으로 연탄 가격 인상에 따른 연탄쿠폰 지원금액을 상향 결정 방안을 내놨다. 지원금액을 9만300원 이상, 6만3000여 가구에 40만6000원씩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연탄쿠폰 40만6천원은 인상된 연탄 400∼500장 정도 살 수 있어 10월부터 내년 4월까지 가구당 1천여장이 필요한 빈곤층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사진=밥상공동체연탄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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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쿠폰 대상자 역시 6만3000여 가구에 불과해 지난해 연탄을 사용한 14만여 가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7년 기준 전국 연탄사용 가구는 14만여 가구로 이중 10만여 가구는 에너지 빈곤층으로 집계됐다. 이들 에너지 빈곤층은 월 평균소득 25만원 미만이며 평균연령 80세, 각종 노인성 질환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탄쿠폰 혜택을 누려야 할 4만여 가구가 지원에서 제외돼 이 역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사랑의 연탄 후원단체인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은 올해 300만 장의 연탄을 지원할 예정이지만 가격 인상으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경기 침체와 고용 불안, 최저 임금 인상 등이 겹치면서 후원의 손길도 예전만 못한 상황이다.
그러면서 허 목사는 연탄가격 이원제(난방용으로 연탄 구매하는 저소득층에게는 연탄가격 동결하고 사업주나 대상자에게 연탄가격 인상 적용) 도입을 촉구했다. 허 목사는 “한 달에 몇만 원을 추가 부담하는 것을 대단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빈곤층에게는 생존의 위협이나 마찬가지다. 연탄쿠폰제를 전면 개혁하고 대상자도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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