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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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19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이 밝혔다. 미국은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에서 승리했다며 철군을 결정했지만 러시아와 이란이 중동에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군사작전의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서 우리는 미군을 귀환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에 있는 IS에 대한 승리는 각국 연합이나 군사작전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과 동맹국들은 미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필요할 때면 언제든 모든 수준에서 다시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앞서 이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 주둔 미군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우리는 시리아에서 IS를 격퇴했다. 내 대통령 임기 중 그곳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유일한 이유"라고 적었다. 시리아에서 IS가 격퇴됐기 때문에 미군을 주둔할 이유가 사라졌다는 의미로, 철군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를 주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8시간 뒤 또 다시 트위터를 통해 "IS에 대한 역사적인 승리 이후, 우리의 위대한 젊은이들을 고향으로 데려올 시간이 됐다"는 글과 함께 영상 메시지를 올렸다. 그는 영상에서 "따라서 우리의 소년들, 우리의 젊은 여성, 남성들, 그들은 모두 돌아오고 있다. 그들은 지금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위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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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시리아 북부에는 2000명 가량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미국은 2014년 9월 IS 격퇴를 위해 시리아에 병력을 파견했다. 시리아 내전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진행되고 있다. IS는 2014년 시리아와 그에 인접한 이라크에 세력을 확대해나갔지만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이란 등이 개입했고 현재는 시리아 내에서 대부분 영역을 잃었다. WP는 익명의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가능한 한 빨리 철수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AP통신은 미 국방부와 군 지도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명령 발표 전 이를 끝까지 막으려 했다고 보도했다. 의회에서도 이같은 결정에 우려를 나타내며 관련 공식 브리핑을 트럼프 정부에 요구했다.
친(親) 트럼프계 린지 그레이엄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결정은 '재앙(disaster)'"이라면서 "이번 결정의 최대 승자는 IS와 이란"이라고 비판했다.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한 뒤 귀국한 그레이엄 의원은 "아프가니스탄과는 달리 시리아에서 IS는 심각한 타격을 입었지만 패배하지 않았다"면서 미군 철수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냈다. 그는 귀국 직후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IS와의 전쟁에 있어 미군 철수는 막대한 영향을 주는 중대한 과오"라고 말했다.
이처럼 일각에서 반발이 나오는 이유는 시리아 내 미군을 철수할 경우 중동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은 줄고 러시아와 이란이 주요 세력으로 더욱 부상하면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CNN은 이번 미군 철수 결정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이란에 주는 선물"이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수혜를 받게 됐다고 평가했다. WP도 미군 철수의 승자로 러시아와 이란,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IS를 꼽았고, 패자로는 쿠르드족과 이스라엘을 선정했다. WP는 "미군 병력이 없으면 러시아와 이란은 시리아와 중동 전역에서 그 영향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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