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지난 7월 인천 한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여중생이 또래 남학생 3명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던 사실이 경찰 수사에서 드러난 가운데 이른바 사이버 집단 따돌림인 ‘사이버불링’에도 시달린 정황이 드러났다. 해당 중학교 친구들은 ‘전학을 가’라는 취지로 말하는 가 하면 욕설과 폭언을 했다. 피해 여중생이 집단 따돌림을 당한 구체적 정황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중생은 해당 중학교 재학 기간 이들에게 시달리다 피해 상황을 호소했지만, 학교 측으로부터 별다른 도움을 받지는 못했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피해 여중생 A(16)양이 친구들과 나눈 ‘페이스북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을 보면 A 양은 친구들로부터 ‘저격’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추궁을 받는다. ‘저격’이란 일종의 뒷담화를 말한다.
문제는 A 양이 ‘저격’을 한 이유가 ‘뒷담화’가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들에 대한 하소연일 수 있다는 데 있다. 괴롭힘에 시달리다 힘들어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털어놓은 것을 남을 흉보는 ‘저격’으로 해석돼 친구들로부터 추궁을 당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단체 대화방’에서 친구들은 A 양에게 ‘전학을 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화 내용을 보면 친구들은 A 양에게 ‘왜 내 말을 무시하냐’, ‘짜증난다’, ‘장난하냐’ ,‘아X리 X치고 말하라고’, ‘전학을 가라고’, ‘왜 OO중에 빌붙어있냐’ 등 A 양을 상대로 욕설과 함께 다그치거나 폭언을 이어갔다.
폭언이 오가는 사이 A 양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욕설과 폭언에 그대로 노출된다.
또래 학생들의 집단 괴롭힘과 성폭력 등에 시달리다 지난 7월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진 A양. 사진=유족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