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모 행태조사
사용 부정적이지만 "달래거나 다른 일 해야 땐…"
스마트폰 교육효과 인정하면서도 활용은 안 해
바른ICT연구소 "부모가 함께 쓰면서 소통·지도해야"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아빠는 울고 보채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엄마는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아이 손에 쥐어줬다.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필요성은 인정하는 경향을 보였다.28일 연세대학교 바른ICT연구소가 발표한 '영유아 스마트폰 사용에 대한 부모의 인식 및 행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용케 하는 목적은 아이를 달래거나 아이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면이 컸다.
12개월 이상~6세 이하의 영유아 자녀를 둔 부모(총 602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부모 31.1%는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용케 하는 이유로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아이를 달래기 위해 (27.7%)", "아이가 좋아해서 (26.6%)", "교육적 목적을 위해 (7.0%)"가 뒤를 이었다.
엄마와 아빠의 응답비율이 다른 점도 주목할 만하다. 아빠가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이유에서 가장 높았던 응답은 아이를 달래기 위해 (33.3%)였고, 엄마의 경우는 아이에게 방해받지 않고 다른 일을 하기 위해서(34.9%)가 가장 높았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부정적이지만 필요성은 인정
영유아의 스마트폰 사용 필요성에 대한 설문은 "스마트폰 사용이 좋지 않지만, 필요할 땐 사용해도 된다(50.4%)", "스마트폰 사용은 괜찮지만, 시간/장소/내용에 제한이 있어야 한다(39.2%)"로 나타났다. 현재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하고 있으면서도 금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5.3% 정도로 집계됐다.
사용시간 역시 줄이고 싶어했다.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지금보다 줄이고 싶다"는 부모가 57.1%, "비슷하게 사용하게 하고 싶다"는 부모가 32.5%로 나타났다. "금지하고 싶다"는 부모도 9.2%로 나타났다.
바른ICT연구소는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늘이고 싶어하는 부모는 없다는 점, 그리고 필요할 때 사용해도 괜찮다라는 의견 등은 부모들이 스마트폰의 사용에 대해 조금 부정적이지만 스마트폰 사용의 필요성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의 교육효과 인정하지만 실제 교육용도 활용은 매우 적어
부모들에게 스마트폰·태블릿PC의 사용이 아이들의 교육이 도움이 되는지를 물었을 때, 부모들의 49%가 "대체로 그런 편"이라고 답했으며, 8%는 "매우 그렇다"고 답하였다. "전혀 그렇지 않다(1%)"와 "그렇지 않은 편이다(9%)"는 부정적 응답은 10%에 그쳤다.
그러나 실제 교육용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은 매우 저조했다.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콘텐츠는 유투브 및 YT키즈 등의 동영상 플랫폼 (82.1%)이 압도적으로 나타났으며, 2위인 교육 애플리케이션은 7.8%였다.
또한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함께 이용하면서 지도하기(16.8%)보다는 이용하는 모습을 지켜보거나(49.9%), 부모가 자기 할 일을 하는(32.2%) 등의 형태로 이용하고 있었다.
김범수 바른ICT연구소장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를 달래기 위한 쉬운 방법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는 교육적 효과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부모들이 함께 감상하면서 아이와 소통하고 지도하는 방식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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