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입찰경쟁방식 '슈퍼리스트' 낙찰가 공개…국감 등 요구 따른 것점주들 "전월 1위보다 금액 높아야 낙찰될 것…광고비 부담 크다"배민 "경쟁 심화 우려해 낙찰가 비공개해왔다…부작용 크면 보완조치"
[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배달 전문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 입찰 방식 광고 상품 '슈퍼리스트'의 지역별 낙찰가를 공개한 가운데 다수 외식업 점주들이 '광고료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나섰다. 해당 지역 1위 업체의 낙찰가격이 공개되며 순위를 놓고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어서다. 낙찰가 공개는 그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광고비 경쟁 완화'를 위해 배달의민족 측에 요구해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경쟁 완화를 위해 도입한 방식이 오히려 경쟁을 부추기는 꼴이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지난 15일 요식업 점주들에게 "이날부터 슈퍼리스트에 대한 '낙찰가 공개'를 시행한다"고 공지했다. 슈퍼리스트는 앱 내 해당 지역(동)의 외식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맨 상단에 배치되는 광고다. 입찰경쟁에서 낙찰된 총 3개 매장이 슈퍼리스트에 오른다. 슈퍼리스트를 이용하는 점주들은 누구나 각 입찰 지역별 슈퍼리스트 전월 1~3위까지의 낙찰가를 확인할 수 있다. 배달의민족은 이전까지 해당 지역의 참고 정보로 '최근 낙찰가 평균'을 제공해왔다.
한 점주가 공개한 모 지역 낙찰가 공개자료. 전월 1위 낙찰가가 150만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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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낙찰가 공개 하루만에 점주들의 우려는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경기도 부천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가 공개한 관련 지역의 이번 달 낙찰 1위 금액은 최대 100만원 초반(실제 지불하는 광고료는 2위 업체 낙찰가인 96만원)에 달했다. 이전 1위 업체의 월평균 매출이 560만원인 지역이다.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각 지역의 입찰시작가는 해당 지역 1위 업체들의 월 평균 매출에 의해 조금씩 달라진다. 경쟁이 치열한 지역일 수록 입찰시작가와 낙찰가가 올라가는 구조다. 이 점주는 "월평균 매출 560만원인 지역을 택하고 100만원에 달하는 입찰가를 지불할지, 월평균 매출 200만원의 다른 지역을 선택하고 10만~15만원대 입찰가를 지불할 지 고민"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공개된 1위 월평균 매출을 보고 나니, 입찰가가 세더라도 비싼 지역을 선택해야 할 것 같아 망설여진다는 것.구로구에서 한 족발집을 운영하는 박현진(가명)씨는 "당연히 1등 낙찰가가 공개되면 1등 금액보다 높은 입찰가를 적어낼 수밖에 없다"며 "점주들의 눈치게임에 결국 슈퍼리스트 금액만 계속 올라갈 뿐"이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강서구에서 찜ㆍ탕분야 음식점을 운영하는 전해인(가명)씨는 "한 개 지역 슈퍼리스트 1위 낙찰가가 지난해 1월 2만원대에서 최근 43만원까지 치솟았다"며 "이번 낙찰가 공개로 인해 가격경쟁이 심해지면 자영업자들은 더 이상 설 곳도 없게 됐다"고 호소했다. 입찰가격이 부담돼 슈퍼리스트에 참여하지 못하겠다는 점주도 많았다. 양천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석호(가명)씨는 "이제 슈퍼리스트 입찰에 참여하지 못한 채 오르는 금액 구경할 일만 남았다"며 이것은 재앙"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가 24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ECR 회의실에서 공유경제 기반 조성을 위한 분야별 플랫폼 서비스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경제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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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측은 "정확한 낙찰가 공개가 오히려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동안 낙찰가를 공개하지 않았다"며 최근 국정감사 등에서 '비공개 입찰방식'이 가격경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 정책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1일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가 배달앱 비공개 입찰방식을 공개로 전환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26일에는 국회 중소기업벤처부 국정감사에서 정우택 자유한국당 의원이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에게 "낙찰가 공개를 요청하니 영업상 기밀이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질의한 바 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점주들을 위한 방향이 무엇인지 이것 저것 시도해보는 입장"이라며 "낙찰가 공개 이후 경쟁이 과열되는 부작용 등이 나타날 경우 보완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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