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미회담 앞두고 中·쿠바 '우방 챙기기'

쿠바 평의회 의장 내외 노동당 본부청사 초대
中예술인 대표단에도 정성 쏟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방북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영접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함께 공항에 영접 나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맨 왼쪽)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 2018.1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방북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영접했다고 조선중앙TV가 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과 함께 공항에 영접 나온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맨 왼쪽)을 비롯한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도열해 있는 모습. 2018.1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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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회담 재개를 앞두고 우방 챙기기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대상은 중국, 쿠바 등 전통적인 우호국들이다. 전문가들은 북·미 협상이 다시 궤도에 오른 가운데 북한이 우호국들과 공조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내부적으로는 관광지구를 시찰하며, 대북제재 완화라는 북·미 협상의 목적을 강조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5일 방북 이틀째를 맞은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내외를 자신의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본부청사로 초대하고 공연을 함께 관람하며 '특급 의전'을 이어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6일 보도했다.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는 노동당 본부청사 현관에서 디아스카넬 의장 내외를 맞이했으며, 김 위원장이 직접 본부청사를 소개하고 면담실로 안내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4일 디아스카넬 의장 내외를 평양국제비행장에서 직접 영접했다. 의장대 사열·21발의 예포발사, 려명거리 입구에서 백화원까지 무개차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극진하게 대접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전통적 우호국인 쿠바 외교에 공을 들이는 건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이라는 공통점을 기반으로 공조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최근 미국과 대립하는 국가들과의 외교관계에 집착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방북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환영하는 연회를 마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디아스카넬 의장 내외를 연회장에서 맞이하고 있다. 2018.1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방북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을 환영하는 연회를 마련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디아스카넬 의장 내외를 연회장에서 맞이하고 있다. 2018.11.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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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중국 예술인 대표단에도 정성을 쏟고 있다. 이들은 지난 2일 평양에 도착해 북측이 준비한 환영 공연과 연회에 참석했고 지난 3일에는 북한 예술인들과 합동 공연을 했다. 공연은 김 위원장 등 당 고위관계자들이 관람했다. 예술단은 6일에도 7개의 일정을 소화한 것으로 공개됐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쿠바는 북한이 외교적으로 고립돼 있던 상태에서도 유일하게 기댔던 나라로 의미가 있고 북·미 회담을 앞두고 중국과는 동맹 수준의 관계 복원을 보여주려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한편 김 위원장은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및 삼지연 관현악단 극장 시찰 이후 19일 만에 양강도 삼지연군 건설현장을 시찰하면서 공개활동을 재개한 바 있다. 당시 경제시찰 현장에서 "적대 세력들이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 보려고 악랄한 제재 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며 대북제재를 강하게 비난했다. 이를 두고 향후 북·미 협상에서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의제에 올리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지난달 방북 이후 서로 간 휴지기를 가지면서 어떤 문제를 의제로 올릴지 틀을 맞췄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의 제재 발언은 이러한 의제를 올리겠다는 의도로 휴지기 동안 구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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