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1만원 이하 주문건 수수료 폐지에 점주들 뿔났다 "무늬만 상생정책"

배달앱 과도한 수수료·광고비 논란되자
요기요 1만원 이하 주문건 수수료 폐지
치킨·피자 가맹점주들 “기본 메뉴 1만원 이상이라 현실성 없어”
“현실적 수수료 감면 혜택 논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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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신혜 기자]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2위 업체인 ‘요기요’가 1만원 이하 주문건에 대한 가맹점 수수료 전면 폐지에 나섰지만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2000~3000원인 배달료를 제외하면 약 7000원 이하의 메뉴에만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 것이어서 기본 메뉴가 1만원대 중반 이상인 치킨ㆍ피자 가맹점 사업자들에게는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없어서다.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알지피코리아는 이달 15일부터 1만원 이하 주문 건에 대한 수수료를 전면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요기요는 금액과 상관 없이 주문 한 건당 중개수수료 12.5%, 외부결제수수료 3%, 부가세 등을 부과한다. 요기요 측은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상생정책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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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기요의 수수료 폐지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이 배달앱의 시장 독과점과 지나친 수수료·광고료 문제를 정조준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생색용 정책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문 메뉴와 배달요금 등을 합산해 1만원이 넘지 않아야 한다’는 기준 때문이다. 프랜차이즈업계 관계자는 “요기요 전체 주문 중 1만원 이하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한자리 수 수준인 데다 주요 프랜차이즈 종목인 치킨·피자 등의 경우 기본 메뉴 자체가 1만원을 훌쩍 뛰어넘기에 현실적으로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A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김모(50)씨는 “배달비를 제외하면 결국 7000원짜리 치킨을 팔아야 수수료 혜택을 받는 셈인데 요즘 1만원을 넘지 않는 치킨이 어디있냐”고 항변했다. B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정모(38)씨 역시 “생색용으로 업소를 농락하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피자 가맹점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C 피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한모(46)씨는 “배달대행이 매출의 20~25%를 가져가고 물류회사에서 45%를 떼어가는데, 25% 마진에서 배달앱 수수료로 18%를 내어줘야하는 상황”이라며 “사업자 다수를 위한 구조 개선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정말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고 싶다면 외부 수수료를 없애고 현재 7만~8만원 수준 월정액 광고금액을 1만~2만원 올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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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의 이같은 하소연은 효율적이고 편리하다는 장점을 내세운 배달앱 시장이 매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 이용자수는 2013년 87만명에서 올해 2500만명(추정치)으로 5년 만에 2773%급증했다. 거래규모만 2013년 3347억원에서 현재 3조원으로 796% 늘었다. 15조원 규모 전체 음식배달시장의 20~30%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1위업체인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 민족’이 월 8만원 수준 기본 광고료와 외부결제수수료 3.3%, 경쟁을 유도하는 슈퍼리스트 광고료로 인한 가맹점 사업자들의 비용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기요의 경우 약 18% 수준의 높은 중개수수료를 받고 있으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 인지도에 따라 중개수수료를 차등 적용해 차별 논란을 일으켰다.




최신혜 기자 ss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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