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맘카페' 사건 이후…또 다른 신상털이 논란
네티즌들, 보육교사 학대 주장 게시물 올린 '원생 이모' 2차 신상털이
전문가 "인터넷 사적 공간 아냐"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경기 김포지역 한 맘카페에서 아동 학대 가해자로 몰린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일명 '신상털이'를 당한 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이번에는 네티즌들이 이 사건의 발단이 된 글의 게시자를 상대로 신상털이를 시작했다.
지난 13일 경기 김포시 한 아파트에서는 보육교사 A씨가 투신해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A씨 죽음의 배경에는 지역 학부모들의 커뮤니티인 일명 '맘카페'가 있었다. 해당 맘카페에는 이달 11일 A씨가 원생을 학대하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사람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여기에 해당 아동의 이모라고 주장하는 이가 추가로 게시물을 올리면서 해당 맘카페를 비롯한 커뮤니티에선 A씨의 실명과 사진 등 신상이 그대로 공개됐고 원색적인 비난 댓글과 인신공격도 이어졌다.
결국 A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이 같은 배경이 알려지자 비난의 화살은 사건의 발화점이 된 게시물을 올린 원생의 이모와 맘카페 회원들로 향했다.
현재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원생 이모의 신상정보가 떠돌고 있다. 이 정보에는 그의 포털사이트 아이디와 카페 아이디, 거주지 등이 담겼다. 이 역시 확인되지 않은 정보인 것은 마찬가지지만 SNS 등을 통해 여과 없이 퍼져나가는 중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맘카페 관련 기사마다 댓글로 학대 의심 아동 이모의 신상을 퍼뜨리기까지 한다. 심지어 이모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까지 실명 그대로 떠돌아다니는 등 2차 가해는 도를 넘은 수준이다.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많은 이들이 인터넷을 사적 공간이라고 생각하지만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은 공적매체와 사적매체의 중간 정도에 놓여있다"면서 "오래전부터 인터넷이 공론장 역할을 해온 만큼 얼굴이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의 발언이라도 일정한 책임이 요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숨진 보육교사 A씨의 어머니로부터 고소장을 접수 받고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A씨의 신상 정보를 유포한 이를 추적해 신병을 확보하고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할 방침이다. 아울러 학대 의심 아동의 이모는 A씨에게 물을 뿌렸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폭행 혐의로도 수사할 예정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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