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D글로벌 2분기 전년比 폭발적 성장50만대에서 450만대로…점유율은 아직 1%가성비 중시 중국, 동남아 시장에서 초저가~저가 제품 쏟아내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노키아가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한때 전 세계를 호령했던 '휴대폰 왕국' 노키아. 그러나 스마트폰 시대로의 대전환에 실패하고 추억 속으로 사라졌던 그 노키아가 다시 한번 도약한다. 2일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노키아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HMD글로벌이 지난 2분기 폭발적인 성장률 782%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50만대에 불과했던 판매량은 올해 2분기 450만대로 껑충 뛰었다. 점유율은 1%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 LG전자, 레노보 등의 판매량과 점유율이 꺾인 것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성과다.
노키아는 죽었다 살아난 브랜드다. 1865년 핀란드 수도 헬싱키 외곽에서 출발한 노키아는 20세기 말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을 석권한 강자였다. 그러나 스마트폰으로 급격하게 재편되는 시장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결국 노키아는 무선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MS)에 매각했고 MS가 노키아 브랜드 라이선스 계약까지 체결하면서 노키아는 한 동안 진한 향수로만 남았다. HMD글로벌이 폭스콘과 함께 MS로부터 노키아 피처폰 사업부와 생산 공장을 인수하기 전까지 말이다.
HMD글로벌은 노키아 무선사업부 직원들이 퇴사 후 만든 스타트업으로 이들은 노키아와 10년간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2017년 1월부터 '노키아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시작했다.
노키아는 현재 초저가 피처폰과 저가 스마트폰 생산에 집중하며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국과 인도·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노키아는 누적 7000만대의 판매고를 올렸는데 이 중 스마트폰이 1000만대였다.HMD글로벌은 스마트폰 이름을 노키아1, 노키아2…노키아8로 짓고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특히 1499 위안(약 25만원)짜리 노키아6와 등이 흥행했고 지난 3월 출시한 2300위안(약 38만원)짜리 ‘노키아7 플러스’는 5분 만에 초도 물량이 매진되기도 했다. 노키아는 1년간 16개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다모델 전략을 펼쳤는데 이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협력사 폭스콘의 전폭적인 재정적, 기술적 지원도 성공 비결 중 하나라고 알려졌다.
HMD글로벌은 앞으로 더욱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유통 채널도 두 배로 넓힐 계획이다. 주요 시장의 유통 채널을 두 배로 넓힐 계획이다.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노키아가 관료화의 늪에 빠져 몰락했다면 HMD글로벌은 스타트업다운 빠른 의사결정으로 시장의 흐름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피처폰이라는 틈새시장을 지배해 유니콘이 된 HMD글로벌이 스마트폰 주자가 될 수 있느냐가 진짜 노키아폰 부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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