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리비아에서 한국인을 포함한 4명이 현지 무장세력에게 납치된 사실이 사건 발생 27일 만에 공개됐다.정부는 이번 사건에서 우리 국민의 안전을 이유로 그동안 '엠바고(보도유예)'를 요청, 유지해오다 이날 이례적으로 엠바고를 해제키로 했다. 피랍자들을 촬영한 동영상이 현지에서 공개되면서 국내에 빠르게 확산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불필요한 오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이날 오전에 현지 유력언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피랍자들의 동영상이 게재된 상황으로 해당 동영상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또 외국인 피랍자가 포함되어 있는 점, 엠바고 유지시 불필요한 의혹 제기 가능성 등을 감안해 엠바고를 해제했다"고 해제 이유를 설명했다.
납치 사건이 그대로 보도될 경우 정부가 가진 정보가 노출되면서 파랍자의 신변 위협은 물론 국내·외적 혼란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납치범의 협상력을 되려 높여주는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는 것이 정부의 염려다.이에 한 당국자는 지난 2004년 고(故) 김선일 피살 사태를 언급하면서 "아직 당시 사건이 트라우마(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처럼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피랍 직후부터 피살까지의 과정이 모두 빠르게 보도됐으며, 국내에서 정부가 협상에 나서야 한다거나 정부 대응이 늦어진다는 비판 여론 등이 거세게 일어나기도 했다. 이러한 혼란은 최악의 결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