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고도 존재하는 신미경의 비누 조각

조각가 신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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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조각가 신미경의 개인전 '사라지고도 존재하는'을 9월9일까지 대학로 아르코미술관에서 진행한다. 올해 아르코미술관 중진작가 시리즈의 하나로, 신미경의 국내 미발표작과 신규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비누로 만든 토기 형태의 도자기와 부식된 도자기, 비누 벽돌로 구축한 건축 프로젝트 등이다. 화장실에 비누 조각상을 설치해 관객이 비누 대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 프로젝트와 조각이 야외에서 비와 바람에 마모되는 풍화 프로젝트도 함께 선보인다.신미경은 그동안 비누를 이용해 그리스와 로마의 조각상은 물론 아시아의 도자기, 불상 등 다양한 문화적 생산물을 재현했다. 그녀는 번역과 재현의 불완전성에 주목한다. 예술품이 문화적 배경이 탈각되면서 다른 개념으로 구축되는 흐름을 닳고 마모되는 비누의 속성과 연결한다. 이번 전시는 비누로 표현 가능한 조각의 다양한 형식 외에도 그녀의 작업이 가진 내용적 토대가 전면에 나타나는데 주안점을 뒀다. 그동안 개별 시리즈로 소개된 작품들이 하나의 주제 안에서 유기적으로 관여하게 했다. 문예위는 "작품의 장식적 아름다움 이면에 문명, 시간성, 장소성, 유물 등의 개념 및 함의가 나타날 수 있도록 부식되고 유물화된 작업들을 주로 소개한다"고 했다. "기존 작업과 신작들이 개념적, 형식적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돼 작업의 영역이 확장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신미경 개인전 '사라지고도 존재하는'

신미경 개인전 '사라지고도 존재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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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경은 이번 전시에서 관객과의 대화와 워크숍을 두 차례씩 한다. 특히 서울과 나주에서 열리는 워크숍에서는 '나만의 비누 만들기'를 주제로 일반 관객과 소통한다. 그녀의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번역'과 '시간성'을 주제로 한 강연과 동시대 조각의 경향을 살펴보는 자리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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