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응원족 고마워"…홈쇼핑도 월드컵 특수 누렸다

새벽시간 축구 경기 후 이례적 생방송 편성…독일 전 끝나고 생방송으로 청바지 판매
리모콘 든 남성 고객들 위주로 매출 증가
롯데홈쇼핑이 28일 새벽 독일적 이후 방송한 리쿠퍼 데님 방송화면

롯데홈쇼핑이 28일 새벽 독일적 이후 방송한 리쿠퍼 데님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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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28일 오전 2시. 롯데홈쇼핑은 이례적으로 새벽 시간 대 청바지 판매 생방송을 편성했다. 오전 2시부터 6시까지는 통상 홈쇼핑 방송에서도 재방송이 진행되는 시간.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F조와 16강에서 만나는 E조 경기결과에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생방송을 진행했다.

결과는 실적에서 나타났다. 한국이 독일을 2:0으로 꺾으며 이번 월드컵의 최대 이변으로 손꼽히는 경기를 보고 흥분해 휩싸인 국민들은 잠을 못 이룬 채 리모컨을 돌리며 '쇼핑'에 빠졌다. 쇼호스트들이 경기 관람 후기를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60분 동안 판매 방송을 진행한 결과 주문수량 1280건, 주문금액 1억2300만원을 달성했다. 롯데홈쇼핑 측은 "평소 데님을 구매하는 남녀 비중은 3대 7 정도였으나 해당 방송에서는 5대 5로 남성 고객이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러시아 월드컵 특수는 편의점뿐 아니라 TV홈쇼핑도 누렸다. 월드컵 기간 밤 늦은 시간까지 리모컨을 독차지하고 있는 남성 고객층이 주요 타깃이었다. 이 시간대 가전제품, 피크닉용품, 남성 언더웨어 등이 남성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주력 상품으로 뛰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멕시코전에선 축구 경기를 막 시청하고 난 남성들의 '몸짱 욕구'를 자극했다. 24일 자정, 멕시코전 후반전 이후부터 진행된 '숀리 다이어트 로잉 머신'은 기존 홈쇼핑 심야 생방송 시간을 40분 연장 운영했다. 심야시간대 임에도 2000세트가량 판매되며 남성고객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날 롯데홈쇼핑은 다이어트 로잉 머신 외에도 '슈퍼맨즈샵'에선 올해 봄여름 신상품인 '아디다스 남성 언더웨어'를 선보여 당일 방송에서만 3000세트가량이 판매됐다. 롯데홈쇼핑은 월드컵 기간 남성 상품만을 편성한 특별 프로그램 슈퍼맨즈샵을 운영하고 있다.

CJ오쇼핑은 독일전 후반전 경기가 진행됐던 지난 27일 오후 11시50분부터 28일 새벽 3시까지 3시간 동안 패션특집 '클리어세일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오후 11시50분부터 경기가 종료된 오전 1시까지 60여분 동안 4억원 이상의 주문금액을 기록, 거의 모든 컬러와 사이즈들이 매진됐다.GS홈쇼핑은 '아빠 심리'를 공략했다. 지난 24일 밤 12시 한국 대 멕시코전 경기가 끝나자마자 새벽 2시부터 한 시간 동안 가족들이 쓸 수 있는 피크닉 용품을 판매해 대박을 냈다. '그늘막 텐트 패키지'와 '캠핑 체어'를 판매했는데 두 상품을 합쳐 6억5000만원어치를 판매했다.

28일 독일전 경기 직후 동부화재 상해보험 방송에선 상담예약 목표보다 70% 이상을 더 받았다. 홈쇼핑 업계 관계자는 "늦은 시간까지 TV 앞에 모여 경기를 시청하던 고객들이 유입되고, 파격적인 가격인하 요소가 구매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며 "이번 월드컵에선 '홈 응원족'이 늘면서 홈쇼핑 실적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고 분석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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