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탄 중동…건설수주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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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동기 대비 반토막났던 수주 이달 들어 빠른 회복세
삼성엔지·SK건설 등 선전
하반기 중동발주액 더 늘 듯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오아시스'라 불리는 중동시장이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달까지만 해도 전년 대비 반토막 넘게 쪼그라들었던 수주액이 빠르게 회복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하반기 중 중동시장 수주액이 아시아시장을 넘어설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28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수주액은 전년동기 대비 27% 줄어든 65억달러(한화 약 7조25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달 말 기준 중동 수주액은 중국의 저가공세 등의 여파로 전년동기 대비 57.3% 감소한 상황이었으나 이달에만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약 26억달러 규모의 추가 수주가 발생하면서 상당 부분 만회에 성공한 모습이다. 현재 국내 건설사의 중동 수주액은 전체 수주액(173억달러)의 37.5%로 아시아(90억달러)에 이어 2위다.

올해 빨간불이 켜진 중동지역 가장 최전선에서 선방하고 있는 건설사는 삼성엔지니어링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중동에서만 39억달러(4조4374억원)어치를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중동수주액(29억달러)을 웃도는 규모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와 오만에서 각각 2조8000억원, 1조1152억원짜리 정유 플랜트 건설공사를 수주했으며, 3월에도 아랍에미리트에서 5100억원 규모의 폐열 회수처리 시설을 추가로 따내는 등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SK건설이 12억달러어치의 수주고를 쌓으며 고군분투중이다. SK건설은 올해 아시아지역에서도 13억달러어치를 수주하며 안정적으로 순항중이다. 현재 전체지역 수주액에서도 25억달러로 2위를 기록중이다.현재 중동 발주시장에 큰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는 것은 최근 상승 기조를 유지중인 국제유가다. 유가가 오르면 원유 수출로 풍부해진 국고를 기반으로 중동국가의 건설 관련 발주량이 증가한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달 23일 배럴당 74.98달러로 최근 3년새 최고가를 찍은 이후 꾸준히 70달러선을 유지중이다. 미국의 이란 석유 수출 차단 움직임 본격화와 시리아 공습,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논의 등이 유가의 상승세를 이끈 주된 요인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조 속에서 하반기 이후 중동의 발주액이 본격 늘어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지난 15일 중동을 비롯한 이슬람 국가들의 라마단 기간이 종료되는 등 시기상으로도 적기라는 평가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건설담당 연구원은 "라마단 이후 중동의 각종 프로젝트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중동발주 증가로 해외수주는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 것"이라며 "중동과 더불어 아시아지역 수주도 더해지면서 건설사들의 해외수주는 지난해 대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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