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러시아] '후반 추가시간 공세' 이란, 호날두 울릴 수도 있었다

[간밤 러시아] '후반 추가시간 공세' 이란, 호날두 울릴 수도 있었다 원본보기 아이콘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주심의 휘슬이 울릴 때까지 승부는 알 수 없었다. 이란은 후반 추가시간 4분 카림 안사리파드의 동점 페널티킥 골이 터지고 나서 포르투갈의 골문을 세차게 두드렸다.후반 추가시간 5분. 이란의 메흐디 타레미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 왼쪽 지역에서 공을 잡았다. 슈팅 각도는 열려 있었고 오른편으로 잘 차면 득점도 가능해보였다. 하지만 타레미가 찬 회심의 슈팅은 골문 왼쪽 바깥 그물을 때렸다. 이란은 결국 득점하지 못했지만 그 슈팅이 들어갔다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울릴 수도 있었다.

이란은 26일(한국시간) 러시아 모르도비아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B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포르투갈과 1-1로 비겼다. 이란은 1승1무1패 승점4를 기록했고 포르투갈은 1승2무 승점5를 획득, 각각 조3위로 탈락, 조2위로 16강에 올랐다. 건너편 경기에서 스페인이 모로코와 치열한 공방전을 하고 있어 이 두 팀의 16강 진출 여부는 경기중에 가늠하기 어려웠다. 이란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포르투갈을 떨어뜨릴 수도, 스페인을 떨어뜨릴 수도 있었다. 그만큼 이란은 죽음의 B조에서 마지막까지 선전했다.

이란의 선전으로 호날두도 경기를 어렵게 했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꺾어 들어가면서 전매특허인 오른발 중거리슈팅을 몇차례 시도해봤지만 영점조준이 안됐다. 페널티킥도 실축했다. 후반 4분 호날두가 상대 페널티박스 안에서 넘어져 주심이 비디오판독(VAR) 후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호날두는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호날두는 후반 36분에 이란의 모르테자 푸랄리간지와 자리다툼을 하다가 팔을 휘둘러 퇴장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주심은 VAR을 했다. 호날두의 얼굴도 굳어 있었다. 레드카드를 받는다면 이날 경기는 그에게 최악의 순간이 되면서 이번 대회 초반부터 최고의 활약을 펼치던 중에 갑작스러운 날벼락을 맡게 될 터였다. 하지만 주심은 호날두에게 옐로우카드를 주는 것으로 마무리했고 호날두도 멋쩍은듯이 웃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었다. 이란이 후반 추가시간 4분 안사리파드의 동점 페널티킥 골이 터지고 나서 기세가 올랐다. 묘하게도 비슷한 시점에 스페인이 이아고 아스파스의 동점골로 모로코와 2-2로 대치중이었다. 이대로라면 이란이 한 골만 더 넣으면 포르투갈이 탈락하고 이란이 조 2위로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호날두의 표정이 다시 굳었다. 이란이 공세의 고삐를 당기자 포르투갈은 끝까지 골문을 사수했고 결국 득점은 더이상 나오지 않았다. 포르투갈과 호날두는 덕분에 16강에 오를 수 있었다. 조 1위는 아니었지만 죽음의 B조에서 생존하는 소기의 성과를 올렸다.

포르투갈은 16강에서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격돌한다. 호날두와 우루과이 간판 수비수 디에고 고딘의 대결이 눈길을 끈다. 한편 스페인은 개최국 러시아와 16강에서 경기하게 됐다. 이란은 마지막까지 분전했지만 16강행 티켓을 거머쥐지는 못했다. 그래도 우승후보 포르투갈, 스페인을 마지막까지 마음 졸이게 할 만큼 이들은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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