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북미정상회담 취소 소식이 전해진 25일, 청와대 홈페이지 내 국민청원 게시판에 북미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청원한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한 안타까움과 분노의 표현이긴 하지만, 아직 북미간 대화국면이 마무리된 것이 아닌데 지나치게 성급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 이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을 청원을 주제로 한 게시글들이 눈에 띄었다. 이중 한 게시글에는 "한민족 분단의 책임을 피할 수 없는 미국 대통령으로써 한민족을 위해 과거의 과오를 책임져야 하는데,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우리 민족의 미래를 망친 트럼프 대통령은 마땅히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글은 72명이 동의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시간으로 24일 밤, 공개서한 형식으로 내달 12일 예정됐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곧바로 이 사실을 전 세계 언론들이 앞다퉈 보도하면서 국내외에서 큰 반향이 일었다. 특히 이날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 당시 이행사항으로 밝혔던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지하핵실험장 폭파를 실시한 날이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는 대부분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실망감이 표출되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UN)사무총장은 회담취소에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고, 테레사 메이 영국총리를 비롯,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지만 아직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한다는 신중론도 여전히 힘을 얻고 있다. 일단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 발표 후 약 8시간 30분만인 25일 7시30분께 이례적으로 서둘러 김계관 외무성 제1부장의 명의로 담화를 발표, 이례적으로 과격한 표현 없이 유연한 입장을 보이며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다"고 강조하며 담화 재개 가능성을 희망하는 메시지를 보내면서 상황이 다시 바뀔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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